제주에서 만났다
잘 어울리는 제목과 표지였다
얼핏 동화 같은데 어른과 그 밖의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적혀 있었다
난 어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애도 아니었지만
그 밖의 모든 이에는 들어갔으므로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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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꼭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서로 껴안는 것조차
지겨워졌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
우린 멋진 보금자리가 있고,
서로 사랑하잖아. 그걸로 충분해.
꼭대기를 향해 기어오르는
저 외로운 애들보다는 우리 생활이 훨씬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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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쁘고 멋진 소식은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것이었고,
사실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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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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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고 있는 게 아닐까?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사랑하고 혐오하고 같잖은 정죄(淨罪)와 속죄 그리고 잊혀진 회개를 하며..
우주처럼 생각하면 아무개와 아무 것이 되고 아무개는 아무 개가 되고 아무 것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되고..
이윽고 인간이 가엽고 징그러워진다
이 책은 세상 모든 인간을 위한다
혁명을 부추기고 나아가라고 등 떠미는!
솔직히 내 정신 상태가 안 좋았으면 개짜증날 것 같긴 하다; ㅋㅋ
하지만 이제 이런 류의 다정함도 다정함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