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동기 : 유튜브에서 유현준 교수님의 리뷰 <영화 기생충 속 건축 이야기>에서 색다른 관점과 깊이 있는 분석에 호감을 느껴 책까지 궁금해졌다
🔖 후기 : 한 줄로 평가하자면 대학교 교양수업을 듣는 기분
나에겐 너무 어려운 주제였고 건축학문에 대한 깊이가 생각보다 깊어 읽기 힘들었다. 설상가상 분량이 많은 책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책의 두께가 꽤 됐기에 이 책은 읽으면서 끊임없이 진도율을 의식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소화하기 힘들었던 책이었고 결국엔 실패했지만, 그건 나의 역량 문제일 뿐 책의 내용은 알찼다.
책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문학적 차이를 계속해서 설명해준다. 터를 잡는 지역에 따라, 재배하는 농산물의 품종에 따라 달라진 사람들의 철학(생각), 생활양식, 건축 등을 역사적으로 설명해준다.
읽을 때마다 교수님의 폭넓은 배경지식에 감탄하게 되었고 건축을 중심으로 한 책이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많이 얻었다.
이 책에서는 동서양의 우성과 열성을 구분 짓지 않는다. 그저 그들만의 특성이고 그렇게 된 이유가 있다며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이 책을 읽교 교수님에게 인간적으로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알고 똑똑한 걸 넘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들은 내게 진정한 어른이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 새롭게 알게 된 것 중 흥미로웠던 것 :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한옥은 왜 단층으로만 지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얼핏 우리 선조들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조화를 중시해 그렇다고 배웠지만 쉽게 납득하기 힘들었다. 일본,중국 등 비슷한 문화권에 높고 멋진 옛 건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약간의 불만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책 내용 중)"서양의 건축물은 대부분 외부 공간을 압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밀라노 대성당'이나 로마의 '콜로세움' 앞에 서 있으면 건축물에 압도되어서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건물을 높이 지으려고 노력한다. 반면 동양건축은 … 공간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건축물이 물체가 아닌, 나와 맺는 밀접한 관계로 경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문득 한옥에 앉아 마루 너머로 비를 바라보는 상상을 했다. 비가 내리는 소리, 냄새, 온도, 촉감, 그 모든
것들이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asmr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동영상들 중 다수가 처마 밑 비 오는 소리를 담은 영상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고유한 건축문화 덕분에 한 지역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같은 낭만을 공유하고 있다는게 좋았다
그 외에 낮에 한옥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창문이 액자같은 역할을 하고 밝은 바깥과 대비되는 그늘진 실내에서 단청의 녹색붉은색이 착시효과를 준다는 지식은 경복궁에 놀러갈 때 한 번씩 더 둘러보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