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주인공 ‘스즈코‘의 공간 이동으로 인해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공간적 배경이 변화하는 씬의 사이마다 주어지는 풍경 쇼트들이 꽤 아름답다. 특히나 버스 차창 밖에 빼곡히 보이는 푸른 나무들이 지나가는 장면은, 언젠가 내가 꼭 화면에 담아보고 싶었던 이미지였다.
극의 잔잔한 흐름이 돋보인다. 대단한 기교가 없기에 전체적으로 명확하고 깔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울 점 또한 없다. 새롭다고 느낄 만한 지점도 없었다. 그 속은 지극히 일상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어느 곳이나 다를 거 없어.
유일한, 변하지 않는, 돌아갈 수 있는 곳은 가족이야.
당연한 이야기를 예상 가능하게 영화로서 담아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임을 알지만, 특정 주제를 놀라운 표현 방식으로 제시하는 작품들과 비교해서는 낮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