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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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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Movie / TV
운명적인 사랑에 관하여 클래식은 운명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하든, 안 하든 운명을 믿고 싶어지는 영화다. 이 운명은 모녀의 너무나도 비슷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엄마인 주희는 시골에서 만난 준하를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딸인 지혜는 자신도 마음에 품고 있지만 친구가 짝사랑하여 포기하려던 대학 선배 상민을 계속해서 마주치게 된다. 주희와 준하, 그리고 지혜와 상민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만남을 계속하게 된다. 그렇지만 주희와 준하는 끝끝내 이어지지 못하고, 그들의 자녀인 지혜와 상민이 그들이 못다 한 사랑을 이어간다. 내가 생각한 운명이 바로 이것이다. 두 커플의 계속되는 만남도 만남이지만, 못다 이룬 사랑을 자녀들을 통해 결국은 이룬 것. 주희와 준하는 다시 서로를 만나게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인생 영화를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클래식이라 답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분명히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 미숙한 연기 등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영화의 연출과 각 장면에 사용된 ost, ‘소나기’라는 상징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이는 어느 순간 상쇄된다. 인물들의 만남에 녹아들어 있는 영화의 ost가 좋았다. 특히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클래식의 장면과 어우러져 비로소 완전해진다. 주희와 준하가 가로등 밑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도, 지혜와 상민이 소나기를 피해 옷을 우산 삼아 뛰어가는 장면에서도 사용된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뿐만 아니라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한성민의 ’사랑하면 할수록‘ 등 각 장면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기에 클래식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영화 속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된 소나기가 좋았다. 주희와 준하가 오두막에 고립되어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도, 지혜와 상민이 그들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도 모두 소나기로 인해서다. 비가 내리는 장면이 많아서 여름에 특히 생각나는 영화다. 한 영화에 대한 평론을 길게 써보는 것이 처음인데, 영화를 곱씹으며 단순히 감상하는 것에서는 느끼지 못한 생각들을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에 대한 생각은 개개인마다 다르기에 선뜻 추천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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