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llow friends on the app and stay updated!
Scan the QR code

Follow friends on the app and stay updated!
Scan the QR code
Public ・ 01.27 ・ Contains spoilers

2025.01.30 (Thu)
오랜만에 쉽게 쭉 읽히는 책이었고 뭔가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설이었다.
안정감. 고전 회화의 구도처럼, 하늘 아래 쭉 뻗은 수평선처럼 사람을 안심시키는 무엇. 그녀가. 너무 말을. 차분하게 하는 통에 졸음이 쏟아질 때도 많았지만 괜찮았다. 그건 안전하다는 뜻이니까.
p83
여기 엄마가 있다. 어제와 같이. 그제와 같은 명도로. 엊그제와 같은 채도로. 아직 엄마인 채로.
p98
내가 특별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과 무언가를 나누고 싶어 그리는 그림은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p130
채운은 저때가 자기 삶에서 최고의 날까지는 아니어도 꽤 '좋은 날'이었음을 인정했다. 작은 몸에서 기쁨과 신뢰가 분수처럼 터져나오던 때. 저 아래서 자신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마음놓고 내려와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여주어 그 사람에게 정말 마음껏 안겼던 그날이.
p162
뭉치마저 떠나자 채운은 비로소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잘해줄걸. '안 돼'라거나 '하지 마' 같은 밀도 좀 줄일굴, 후회가 됐다.
p171
눈앞에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온 힘을 다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건 도망이 아니라 기도니까. 너는 너의 삶을 살아. 나도 그럴게. 그게 지금 내 간절한 소망이야. 이건 희생이 아니란다. 한 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렴.
p182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