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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01.29

2025.01.28 (Tue)
밝은밤 뒷부분을 읽으면서 스스로 당황스러울 정도로 눈물이 나왔다. 처음엔 견딜만 한 것 같다가 어느 순간엔가 나도 모르게 감정이 주체가 안돼서, 울면서 책을 다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먹먹한 감정의 실체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인물들이 다 너무 공감이 가서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이 이야기가 참을 수 없게 아리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건, 바로 인물들 간의 사랑에 있다. 삼천이, 새비, 명숙할머니, 영옥, 희자, 미선, 명희, 지연, 정연, 지우까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인물들 간의 유대와 사랑,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되어주는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들은 각자가 처한 ‘현실‘이라는 이름의 고통 속에서 그것을 버텨낼 힘이 되어주었다. 물론 그런 거대한 영향을 서로 주고받는 관계인 만큼 그 속에 아픔과 상처가 동반되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기꺼이 서로에게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 ‘하지만 왜 분노의 방향은 늘 엄마를 향해 있었을까. 엄마가 그런 굴종을 선택하도록 만든 사람에게로는 왜 향하지 않았을까.‘ - 314p 가장 나를 반성하게 만들면서 마음 깊이 울린 부분이다. 나에게 엄마와 딸의 관계가 갖는 의미는 많이 특별하고 각별하다. 그런 동시에 오직 이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결핍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이 관계는 그 어떠한 종류의 것보다 더 거대한 사랑과 애틋함을 서로 갖는 동시에 서로 상처 주고 상처 받기도 너무 쉬운 관계다. 이 세상에서 오로지 서로만이 온전히 이해해줄 수 있는 것과 서로이기에 죽어도 이해 못하는 것들이 함께 존재한다. 아주 작은 것도 결핍이 되기 쉬운 이 관계에서는, 그 작은 것들이 점점 겉잡을 수 없이 자라나 거대한 애증이 되기도 한다. 초반부에서 중후반부에 이를 때까지 나는 지연의 입장에 몰입하여 그녀가 겪는 엄마와의 갈등에 같이 상처받았다. 미선의 언행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엄마가 딸에게 이렇게까지 상처를 주는지, 딸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려 주지 않는 건지 속상했다. 그런 엄마를 대하는 지연의 태도가 이해됐다. 나 같아도 그랬을 거라고 공감이 갔다. 정작 엄마의 입장에선 그러한 딸의 태도로 인해 더 큰 상처를 입고있다는 걸 모르는 건 나였다. 엄마의 입장을 조금도 헤아리지 않고 원망만 하고 상처 주는 건 딸도 마찬가지였던 거다.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애증으로 흐르기 쉬운 이유는, 아무리 모녀지간이라 해도 각자의 삶은 따로 있는 건데 서로는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줄 거라 기대했다가 그러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원망하다 결국 상처받기 때문이었다. . ….그냥 간단하게 감상평 쓰려던건데 정신차리보니까 이럼 도저히 지금은 다 못적겟고 다음에 이어서 마저 적어볼게요….. 언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