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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04.11

2025.03.19 (Wed)
“내가 바보였어. 사실은, 널 사랑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었다. 어렸을 때 읽어보지 않아서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읽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 뱀을 가장 인상 깊게 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거듭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은 장미꽃과의 에피소드이다. 사랑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이 많았다. 많이 행복하고 많이 속상했던 경험들 끝에 ‘그래도 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을 사랑했다. 밤이면 켜두는 오렌지 랜턴을 사랑했고, 같이 잠들었던 인형을 사랑했고, 조용한 여름밤공기를 함께 맞는 그 시간을 사랑했고, 함께 울어주는 단짝 친구를 사랑했고, 내 세상을 넓혀준 사람들을 사랑했다. 시간이 흘러 늘 켜두던 오렌지 랜턴은 고장이 났고 매일 함께 잠들던 인형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조용한 여름밤공기를 함께 맞던 그 시간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기억 속 하나가 되어버렸고 함께 울어주던 단짝 친구는 안부조차 묻지 못하는 사이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세상을 넓혀주었던 사람들은 차마 잊을 수가 없어서 간직한 채로 그렇게 손바닥 위의 가시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사랑에도 실속을 따지는 어른이 되었다. <어린 왕자> 속 장미꽃은 까다롭고 오만했다. ‘그는 꽃이 대수롭지 않게 하는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그래서 불행해졌다.’ “하지만 사랑하는 법을 알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어...’ 어린 왕자는 꽃을 떠나 일곱 가지의 행성을 모험하기 시작한다. 이야기 끝에 여우와의 대화에서 1.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2.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그 꽃을 위해 쏟은 시간 때문이야. 3. 너는 너의 장미꽃에 책임이 있어. 이 세 가지를 얻은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바보였어. 용서해 줘. 그리고 행복하길 바랄게. 사실은, 널 사랑해.”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자존심 센 꽃의 초라한 거짓말 뒤에 숨겨진 꽃의 진짜 마음을 본다. 겸손할 줄 모르고 왕자 탓을 하던 꽃은 사실 왕자를 사랑했으니... 눈에 보이는 말보단 사랑했던 그 행동에서 본질을 찾는 것이다. 보이는 것 너머의 보이지 않는 진실. 피상에서 본질을 찾고 허무에서 의미를 찾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고 싶은 내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길들여진다는 건, 그로 인해 조금 울게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라 했다. 하지만 함께했던 기억은 남았다는 여우의 말에서 주저하지 말고 인연을 맺기를 권장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책은 신기하게도 주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받는 사랑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점이 신기했다. 그리고 나를 계속 고민하고 너무너무 울적하게 만들었다! 1. 나쁜 말과 나쁜 행동에도 영향받지 않고 보이지 않을 그 본질을 사랑할 수 있을까? 2. 그렇게 사랑했는데 그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면... 상처받을 내 마음은? 그래서 사랑에도 실속을-너무 크게 마음이 다칠 일을 대비해 적당히 사랑해 두는-따져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책을 많이많이 읽고 생각을 더 많이많이 한다면 언젠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쉽진 않겠지만. 어른들의 세속적이고 바보 같은 면도 많이 나왔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어린 왕자>가 가르쳐 주는 사랑하는 법에 대하여 더 초점을 맞추어 독서했으며, 그대로 이 글을 쓴다. 나는 늘 사랑 때문에 상처받지만 사랑하지 않는 인생은 내게 하등 의미가 없으므로 우선은 계속해서 사랑하며 살 것이다. 우습게 보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미련 없이. 그리고 상처받을까 두려워 시작도 하지 못하기엔 나는 너무 젊어!! 상처받은 경험들이 어른이 된 나를 더 단단하게 해줄 거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