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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05.12

2025.05.12 (Mon)
교보 전자도서관에서 빌려읽었는데, 뭔가 분량이 없는 느낌..? 나중에 도서관 가서 실물로 읽어 봐야겠다.
무엇이 젊은 그녀에게서 미래를 지워내버린 것인지, 아무런 희망없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다니게 하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자흔이 지쳤다는 것, 이십몇 년이 아니라 천년이나 이천 년쯤 온 세상을 떠돌아다닌 사람처럼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다만 신기한 것은 때때로 자흔의 얼굴에 떠오르는 웃음이었다. 모든 것에 지쳤으나 결코 모든 것을 버리지 않은 것 같은 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이 순간순간 거짓말처럼 그녀의 어둠을 지워내버리곤 했다. 그런 자흔을 보면서 나는 종종 어떻게 사람이 저토록 희망 없이 세상을 긍정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의아해지곤 했던 것이었다.
언젠가 자흔이 나에게 고백했던 것처럼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나는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하루가 끝나면 차라리 모든 것이 함께 끝나기를 바랐다.
사람이 좀 허투루 살아봐, 천년 만년 살 것도 아니면서……...
모든 벌레가 울음을 멈추고 모든 꽃과 나무들이 생장을 멈춘 것 같았다. 정적이, 모든 산이 몸을 웅크리고 모든 하늘과 땅이 물러나 앉은 것 같은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