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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01.06

2025.08.23 (Sat)
그에게 물방울은 단순한 회화적 모티브가 아니라, 고통을 승화하고 치열한 삶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붓질로 표현된 그림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형태와 맺힌 위치가 저마다 다른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쟁에서 겪은 상처, 총알 모양의 상흔을 물방울로 연결해 표현한 방식이 마음을 울렸다. 흘러내리는 물방울은 마치 눈물처럼 보였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사진의 불에 탄 물방울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창열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로 전시를 보았는데,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시간순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작가의 생애 흐름과 함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방울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며 김창열이라는 사람을 아주 조금은 알게 된 듯하다. “물방울 연작은 내가 태어난 원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되었다. 사물을 그것들이 속한 자연의 장소에 내버려 둘 것, 사물들이 충만한 가운데 각자의 삶을 살게 할 것. 그에 따라 요구되는 것은 최소한의 동작, 최소한의 행위다. 물방울, 그것은 내 삶의 어느 교차로에서 이루어진 내 [외적] 경험과 외부의 만남이다. 물방울에 자연의 한 장소를 내주기 위한 미가공 상태의 마포.” “무위, 사물들이 각자 충만한 가운데 각자의 삶을 살게 내버려두기. 물방울에 자연의 한 장소를 내주기 위해 미가공 상태의 마포, 모래, 흙, 나무 등의 질료가 바탕 매체로 선택되었다. 물방울은 개념 같은 것이고 실체가 아니다. 물방울의 물리적인 외양만을 봐선 안 된다. [물방울의] 반복은 명상과 같은 것, 정신을 전의식의 기슭으로 데려다주는 행위로 여겨졌다. 김창열 197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