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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04.05 ・ Contains spoilers

2026.04.04 (Sat)
장준환 / 2003 / 1h 53m 넷플릭스 - ❗️스포일러❗️ - 넷플릭스에서 내려간다고 하길래 다시 봤다. 내려가면 그럼 지구는. 지구는 누가 지키는데. 다시 봐도 재밌다. CPR 장면은 진짜 명장면이다.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 볼 때마다 웃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영화를 다시 보니 전보다 새로운 부분들이 더 많이 보였다. 초반부터 재밌지만 CPR 이후 추 형사를 죽이면서 더 흥미진진해졌다. 추 형사를 죽이고 온 병구는 강 사장 손을 십자가에다가 박는다. 누가 봐도 예수를 상징한다. 이는 강 사장이 사실 외계인인 안드로메다 왕자가 맞고, 지구를 발견하고 인간을 탄생시킨 신의 후손이라는 떡밥을 또 하나 던져준 것이기도 하다. 강 사장이 말해준 지구의 역사 역시 성경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강 사장 다리가 절단될 뻔 하지만 엄마를 살릴 수 있다는 말에 병구는 병원으로 달려간다. 덕분에 다리가 잘리지 않은 강 사장은 병구의 일기를 읽는다. 가정폭력을 당하고, 학교와 교도소와 공장에서도 폭력을 당하고, 여자친구는 죽고, 엄마는 쓰러지고. 강 사장은 병구의 일기를 읽고 괴로워하고 절규한다. 이후, 김 형사가 병구의 집에 쳐들어오고 강 사장은 살려달라고 외친다. 병구의 아빠는 광산에 갇혀서 팔을 잃었었는데, 강 사장이 광부들의 목욕탕에 갇혀서 마네킹의 절단된 팔을 들고 살려달라고 하는 것도 참 묘하다. 병구의 아빠가 팔을 잃지 않았다면 어쩌면 가정은 계속 화목했을지도, 이런 세상에서 적어도 병구는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 팔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병구가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도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병구가 수제작한 팔은 김 형사가 강 사장을 발견하게 하고, 병구를 위기에 빠뜨린다. 상황이 정리된 후 병구는 다 알고 왔다는 김 형사에게 소리친다. '왜 날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 '근데 다 알면서 어디 있었는데?', '내가 미쳐갈 때 어디 있었어', '너희들이 죽인 거야'. 이는 관객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강 사장과 대화 후 화학 공장에 가기로 한 병구는 떠나기 전에 다시 김 형사에게 마지막 말을 한다. '다 아는 건 너밖에 없어. 지구를 부탁한다.' 하지만 김 형사는(그리고 관객은) 여전히 병구를 믿지 않는다. 탈출해서 병구를 뒤쫓아간다. 병구는 강 사장과 싸우면서 엎치락뒤치락 한다. 여러 번 위기에 빠지지만 결정적으로 병구를 죽인 사람은 강 사장이 아닌 인간이다. 그것도 지구를 부탁한 김 형사다. 병구는 결국 엄마도, 여자친구도, 순이도 지키지 못했다. 병구가 지키려고 했던 것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아빠가 죽은 날처럼 병구 역시도 비를 맞으며(스프링쿨러를 맞으며) 죽음을 맞이한다. 비를 막아줄 작은 우산조차 없는 마지막 순간에도 병구는 생각한다. '근데 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그리고 여기서 진짜 반전이 나타난다. 사실 강 사장이 진짜 안드로메다 왕자였다는 것이다. 병구는 벌한테도 설탕물을 먹이지 않는 사람이다. 그건 벌들을 속이는 나쁜 짓이니까. 병구는 처음부터 진실을 얘기해왔다. 영화에서도 여러 떡밥이 있었다. 전기 고문에도 죽지 않고, 소변을 5분 동안 보고, 죽인 사람들 중 외계인이 2명 있었다는 대사 등. 하지만 김 형사가 믿지 않았듯 관객도 믿지 않았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관객은 병구가 정말로 지구를 지키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 병든 지구는 폭발했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어린 병구는 tv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안드로메다 왕자는 말한다. 너희들은 정상이 아니야. 미쳤어. 그런 강 사장이 변신을 풀고 가장 먼저 하는 짓은 부하를 때리는 것이다. 가속성 공격 유전자도 외계인한테서 왔다는 걸 아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래도 인간만큼은 아니지만... 전에 처음 봤을 때는 역사 자료영상들 나오고 과거 밝혀지고 뭐 그런 장면을 제일 충격받아하면서 봤는데, 결말과 반전을 알고 다시 보니까 이렇게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이 꽤 있었고 더 재밌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청년 병구야... 아 마음 아파. 영화 속에서는 지구가 병들게 된 것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현실에는 그런 이유도 없다. 영화 밖의 병구들은 고통받으며 살아갈 것이고, 관객들은 영화로 직면한 진짜 진실도 결국은 영화(허구)라며 관성적으로 살던 대로 살아갈 것이다. 마지막까지 병구의 상상으로 보는 해석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 시작할 때 병구가 '넌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지도 몰라' '이제 아무도 날 믿지 않을 거야' 라고 얘기하는데 하......... 병구야 나는 너 믿는다. 너가 맞았어. 병구가 무슨 죄야!!!ㅠㅠ 오랜만에 다시 보니 정말 재밌었다. 영화 다 보고 Over the Rainbow 노래 가사 다시 보면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