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8.12

2026.08.11 (Tue)
“시와 선율이 만나 노래가 탄생한다.” 아름다운 오식誤式이다. 시와 선율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는 선율이며 선율은 시다. 그것들은 태초에 하나였다. 발라드Ballade는 춤추며 부르는 이야기이다. 중세의 이들에게 발라드는 문학과 음악이 분리되지 않은 단일한 세계였다. 그들은 숨에 선율을 담아 시를 읊는다. 시는 본래 노래이다. 시와 선율은 — 과학이 인간과 자연에게 그러하듯 — 분절된다. 형식과 규칙은 선율에게서 시를 도려낸다. 낭만주의자들은 그 메마른 질서를 거부한다. 그들이 갈망하는 합일, 그것은 복원이다. 그들은 피아노 위에 시를 얹어 부른다. 쇼팽은 시와 선율을 다시 하나가 되게 한다. 이는 용융이 아니다. 시는 스스로를 허물어 선율로 변태變態한다. 기사의 영웅적 희생, 호수 속 가라앉은 도시의 아름다움과 공포…. 시에는 그리움이 번지고 선율은 비탄에 잠긴다. 쇼팽의 선율은 지메르만의 손끝을 통해 다시 한 번 세계에 현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