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9.13 ・ 스포일러 포함

2026.09.12 (Sat)
일단 재밌다.. 3시간 내내 몰입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음 어떻게 보면 싸움의 연속일 뿐인데 그 많은 역경들을 엄청 긴장감 넘치게 연출해서 그런지 지루할 수가 없었음 생각보다 메시지를 강조하는 영화라고 느끼진 않았고 연출이랑 배우들의 연기가 훨씬 압도적이었다 무섭다는 후기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별 걱정 없이 갔는데 어릴 때 읽던 만화책 속에만 존재했던 괴물들과 신화들이 실존하는 것처럼 눈 앞에 펼쳐지니 거기에서 오는 공포가 꽤 컸다.. 괴물이 코앞에서 동료를 씹어먹는다든가 키르케가 손을 사용해서 돼지로 빚는 장면들은 넘 잔혹했음.. 보는 내내 오디세우스한테 엄청 몰입해서 나도 같이 생존의 갈림길 속에 서 있는 것 마냥 너무 고통스러웠음ㅠㅠ 그만큼 집중해서 본 것이겠죠 처음으로 맞닥뜨린 고난이 사람이 아니라 거인 괴물이라서 루즈해질 틈도 없이 신화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함 솔직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앤 해서웨이가 아들한테 소리 지르는 장면이랑 트로이 전쟁 승리 전에 문을 여는 과정에서의 긴박함, 아가멤논의 등장이었다 앤 해서웨이 감정 선, 목소리, 표정 모든 게 몰입도를 높여줬음ㄷㄷ 진짜 남편을 죽도록 사랑하는 게 느껴졌고 그 긴 기간동안 빈 왕위를 지켜내는 강인함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초조함을 연기한 게 대단한듯 그리고 후자는 일단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의 활약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고 동료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흔들림 없이 활을 쏘는 모습이 진짜 든든해보였음 그 뒤로부터 냉철하면서 동시에 의리 있는 리더로서의 면모가 줄줄이 나와서 재밌었다 특히 죽은 자들을 만난 장면이 되게 느껴졌었는데 후기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음ㅋㅋ 아가멤논도 그렇지만 난 시논을 대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이 좋았다 그 전까지는 동료를 생각하느라 감정적으로 굴던 모습도 보였는데 시논에게 미안함을 전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입장을 엄청 설득력 있게 전달해서 놀랐다 심지어 당황한 기색도 전혀 없이.. 아니 근데 이 장면에서 예언하시는 분 너무 예언 내용이 많아서 나 존나 번아웃 올 뻔 함.. 시발 영화 내용이 아직 그만큼이나 남았다고요? 나 벌써 지쳤어요(너무몰입해서..) 이런 느낌 아무튼 오디세우스가 이때부터는 병사들도 확 수가 줄고 지칠대로 지쳤으니 더더욱 이성적으로 행동했을지도 모름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까지 진정한 리더의 모습같기도 그리고 신 아테네 마저 병사들의 행동을 탓하는데 끝까지 그들의 폐급 짓에도 책임을 지려는 오디세우스를 보며 신의 경지를 뛰어넘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음 실제로 아테네가 너는 신도 아닌데 왜 그 많은 책임을 지려 하는가 묻잖아 사실 생각해보면 오디세우스 자신의 책략으로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했으나 그 결과로 무고한 시민들이 죽었고 그 과정 속에서 참회한 인물도 오직 오디세우스 한 명 뿐이었기에 신들이 유일하게 살려준 게 아닐까 싶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의 희생에 회한을 느껴놓고 또 다시 그 수많은 구혼자들을 살해하는 것 마저 모순적인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싶기도.. 그 지혜롭고 책임감 넘치는 리더의 자질이 완벽한 사람도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모순되게 행동할 수도 있다는 것 개인적인 해석으로 나는 놀란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이거라고 생각함 신들은 오디세우스의 이런 점을 사랑한 게 아닐까 같은 고난과 역경에 처했지만 그 어떤 병사들보다 많은 선택 속에 놓여있었고 다양한 감정변화를 느끼는 인물이니 더더욱 신들에게 사랑 받았을 듯 그들에게 흥미로운 존재였던거지 ㅋㅋㅋ 나는 딱히 거룩하다고 느껴지는 요소도 없었고 살짝 결말이 아쉽긴해도 너무 과하지 않게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함 솔직히 내가 받아들인 메시지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거에 너무 집중하려기보다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함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본다면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