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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4 (Wed)
프랑스 파리에 와서 처음으로 본 영화. 심지어 처음으로 간 영화관에서. 그동안 먹는 데에만 많은 소비를 했다. 그러다보니 한 달이 지났는데, 남은 게 서점에서 산 27년 일력 하나 뿐이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아, 뭔가를 많이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영화다. 프랑스에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유일한 영어오디오가 제공되는 영화가 <Heart of beast>였다. 그리고 거리를 걸으며, 유튜브를 보며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봐왔기에 한 번은 보고 싶었다. 재미없어도 그것 또한 경험이고, 재미있으면 그건 꽤나 큰 수확일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예매했다. 시간에 임박해서 영화관으로 들어갔는데, 꽤나 여유로웠다. 한국보다 상영 전 광고를 많이 틀어주는 것 같았다. 영화 자체는 너무 좋았다. 이 말조차 아쉬울만큼. 전장에서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제임스(브래드피트)와 오딘(강아지)가 살아남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 보는 매 순간 '왜 저 사람에게는 저런 시련과 역경이 끊이질 않지?'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내가 저 사람의 상황이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아니, 절대로 못 버텼을 것이다. 절대. 프랑스 파리에 와서 알게 된 나 자신은 겁쟁이고, 끈기도 없고, 도전을 싫어하고, 예측 가능한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 중에 가장 충격이었던 건, 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쉽게 무언가를 포기하고, 합리화하는 게 어느새 여기에선 일상이 되어버린 듯 하다. 이 상황에서 영화를 보니,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목표를 위해 어디 하나 다치더라도 끈질기게 쫓아간 적이 있었나? 한 번도 없었다. 이불킥을 할 정도로 실패한 경험도 없고, 쪽팔림을 감수한 적도 없었다. 참, 편하게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이라도 쪽팔림을 감수하며 무언가를 해볼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면, 그것도 잘 모르겠다. 나름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데, 이것마저도 이불킥을 할 정도로는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뭘 위해, 어떤 목표를 위해 제임스처럼 혹은 오딘처럼 가야하는 걸까? 이 답을 프랑스 파리에 있는 동안에 찾아가야할 것 같다. 그리고 파리를 떠나기 전 영화관에서 한 번 만 더 이 영화를 보고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