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2025.10.06

2025.10.03 (Fri)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주제가 있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주제를 넌지시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후반부에는 이에 저항하게 된다. —— 스포일러 후기 —— 어두운 탓에 자동차를 피하지 못해 죽어버린 강아지는 그저 단순한 사고였고, 우리가 다치지 않은 건 신의 뜻이라고 했다.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고 말하며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신의 뜻이니 그저 순응하라는 말을 시작으로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렇다면. 고장이 난 차량을 고치기 위해 잠시 타인의 가게에 머무르게 되면서 벌어진 일들도 그저 신의 뜻이고, 수긍해야 할 전개일까? 수긍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의 저편에는 저항하는 이들이 언제나 있다. 사회, 체제, 권력, 그리고 억압으로부터의 저항. 그저 사고일 뿐이라고 일컫는 사람들과의 대척점에는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고 가는 이들은 분명 존재한다. 이 영화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자신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과 수치, 고통,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분노와 복수의 대상인 사람을 앞에 두고 죽이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백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 옆의 또 다른 이는 그래서? 그렇게 해서 뭐가 달라지는데? 라고 말한다. 이들이 펼치는 해프닝과도 같은 소동은 엔딩의 한 장면을 위한 필수 요소이고 거대한 복선이다. 그들이 복수를 성공했냐고, 한다면……. 결국 그들은 에크발에게 복수하지 못한다. 모든 사실을 알기 전에도, 알고 난 후에도. 오히려 그의 딸과 아내를 도와주고, 병원비를 내주고, 출산을 도와준 간호사에게 팁도 내어준다. 그들의 선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에크발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한 채 유유히 떠난다. 이 뒤로는 평소와 다름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바히드에게 겨우겨우 잠재운 평생의 공포와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는 엔딩을 맞이한다. 그들의 복수가 어설픈 시도로 끝이 나느냐, 한다면. 나는 에크발을 심문하는 장면에서 깜깜한 밤, 밧줄에 묶인 에크발을 비추는 헤드라이트가 꼭 그를 심판대에 올려둔 것 같았고. 영화의 도입부에 개들에게 쫓기는 차량 한 대가 꼭 그의 결말을 암시하는 것만 같았다. 이러한 요소를 조합하건대. 이미 감독은 우리에게 에크발의 결말을 넌지시 알려준 게 아닐까 싶다. +) 인도 및 이란 지역의 영화는 “신념”이라는 요소가 언제나 등장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를 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