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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Fri)
<집단과 개인. 소통과 단절.> 이 영화는 좀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코 흔하디흔한 좀비 영화가 아니다. 영화 속 컨퍼런스에서는 "집단 지성"이라는 단어를, 권세정은 "앤트밀"이라는 현상을, 서영철은 "소통의 불완전함에서 오는 비극"이라는 표현을 통해 관객들에게 계속 알리고 있다. AI 시대와 함께 찾아온 뇌의 공백. 단일화된 공동체. 그리고 고립된 개인. 물론 이 영화 역시 불완전하다. 캐릭터의 깊이, 그들이 가진 서사를 풀어내는 능력, 삶과 죽음의 균형 역시. 아쉬운 부분을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게 분명하다. 특히 캐릭터들이 가진 특성은 분명 다양했는데 하나같이 평면성을 띠고 있어 누구 하나 멀끔하게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그들에게 부여된 특성이 크게 납득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분명한 차이와 가치를 갖는다. 보통의 좀비물은 물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는 게 전부지만, 이 영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좀비들과 끊임없이 정보전을 펼친다. 그 과정을 생존자 집단 vs 좀비 집단으로 보여주면서도 개인 간의 갈등 역시 공백 없이 끌고 다녔다. 그리고 백신, 혹은 최종 빌런이 인간이라는 점도 좋았다. 좀비들의 눈을 통해 생존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방해하고, 갈등을 야기하고. 결국 <군체>라는 영화가 가진 양날의 검 끝에 놓인 건 개인이다. 이 영화의 의미를 발견하고 깨닫는 이에게는 백신과도 같은 손잡이가 보일 테고, 명료한 진행과 숨 막히는 생존전을 기대한 이에게는 서늘한 날붙이가 기다릴 것이다. 연상호가 연상호한 영화. 연상호이기에 가능한 연출과 장르의 확장성을 또 한차례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