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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3.07

2025.03.06 (Thu)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안진진은 이모의, 그리고 아빠의 낭만을 동경했다.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악인이 안진진의 아빠인데도. 또한 책을 읽다보면 김장우를 선으로, 나영규를 악으로 구분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 책은 철저히 안진진의 시점에서 쓰여진 책이기에 나영규에게 불리하게 서술되었다고 생각한다. 안진진은 낭만을 동경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영규가 정말 저렇게까지 비인간적인 사람이었을까? 안진진은 인생을 매번 탐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전 생애를 걸고서라도 탐구해야 할 무언가‘라고 인생을 정의했으면서, 엄청나게 굳건한 결심을 했으면서 하겠다는 일이 고작 결혼이라는 점에 실망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결혼이라는 단어로 포장했어도 안진진은 궁극적으로 사랑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장 가시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사랑을 정의내리는 일은 어렵지만, 나에게 사랑이란 동정과 가장 유사한 감정이다. 동정이란 상대의 처지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결국 나와 타인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일이다. 안진진의 마지막 선택이 엄마의 삶이 아닌 이모의 삶을 선택한 것으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정반대로 읽혔다. 안진진은 이모의 삶이 아니라 엄마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인생을 탐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것과는 다른 뜻이다. 인생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것보단 허공에 떠서 살아가는 것과 가깝다. 안진진의 삶은 줄곧 그래왔고 그래서 나는 그 틀을 깨부수고 나간 안진진의 선택이 마음에 든다. 낭만을 좇는 사람들을 동경했지만 그들에게는 죽음이 있었고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시했지만 그들에게는 삶이 있었다. 성인이 된 이후 <모순>에 매일을 빚지며 살아가고 있다. 무엇이든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길. 불행도, 고통도, 스스로의 모순도.. 왜나햐면 우리는 모두 소의 귀를 가졌으니까.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불의 뜨거움을 설파해도, 불에 직접 손을 넣고 화상을 입어봐야지만 진정으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라고 듀이가 주장했던 것 같다). 그러나 화상을 입으면 이젠 불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을 배워야 하는데. 그럼에도 나는 계속 불에 손을 넣을 것이며, 계속해서 화상을 입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이십대란 나이는 무엇인가에 사로잡히기 위해 존재하는 시간대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하나씩은 필히 사로잡힐 수 있어야 인생의 부피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과장법까지 동원해서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하는 것이 기껏해야 불행뿐인 삶이라면 그것을 비난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다.
달리기만 할 줄 알고 멈출 줄은 모르는 자동차는 아무 쓸모도 없는 물건이듯이, 인생도 그런 것이었다. 언젠가는 멈추기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zzooo
03.09
모순은 … 정말 심플하고 가독성도 좋은데 계속 곱씹게되고.. 살면서 비슷한 경험들이 찾아오면 은은하게 내 안에서 살아나는 책 같아요 평 읽으니 너무 조흐네요,,다시 읽어봐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