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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3.13

2025.03.12 (Wed)
우연히 발견한 시집인데, 시집의 초입에 펼쳐진 시인의 말이 나를 사로잡았다. 지옥엔 다 자란 내가 있는데 너는 천사의 마음으로 다 괜찮다고 말한다 순식간에 시인의 말에 매료되어 차근차근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는데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이 많았다. 쉽게 술술 읽히는, 교과서에서 접한 시들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시가 내게 보여주는 이미지가, 문장에 담긴 감각들이 나를 툭툭 건드렸다. 어떤 시는 여러 번 다시 읽기도 했다.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시집을 멀리했었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내가 이래서 시를 좋아했었지, 다시 상기하게 됐다. 시인이 펼쳐놓은 문장들이 내게 밀려와 내 마음 구석구석 숨어있던 정서들을 끌어내는 그 순간을 나는 몹시도 사랑했었지. 이 시집을 기점으로, 나는 다시 그 순간들을 기꺼이 사랑할거다. (시집을 다시 꾸준히 읽겠다는 뜻!) 제일 흥미로웠던 시는 <총을 뽑아 들기 직전의 카우보이와 뒤돌기 직전의 나 사이에는 무엇이>였는데 이 시는 전문으로 읽어야 해서 인용구로 못 옮기는 게 아쉽다. 각주까지 시의 일부가 될 수 있구나, 싶었던 시.
웃음소리, 듣기 좋구나 저 아이들은 잘도 자랄 것이다 수박을 잘 먹는 어른으로 내가 모르는 뒤를 무서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철로를 베고 누우면, 84p
나는 모두를 사랑한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
라온빌, 128p
너의 한숨이 나의 체온보다 따뜻할 때 네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너는 모르니까 내가 비춰 주고 싶어서 네 표정을 흉내 내 보기도 했지 손이 작은 아이야 감당할 수 없는 손금을 쥐고 있던 손이 작은 아이 우리 함께 나눠 쥐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잦은 지각
제이에게, 1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