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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4.22

2025.04.21 (Mon)
긴 눈으로 보던 사계절, 그중에서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가을
<시학의 근본 개념>이라는 책에는 서정의 근본 형식이 ‘회상’이라고 적혀 있다. 단지 돌아본다는 의미만은 아니고, 돌아볼 때 발생하는 주체와 객체 사이의 거리 소멸, 즉 서정적 융화가 시의 본령이라는 것이다. 박준의 시 중에도 이런 의미에서 회상의 산물들이 자주 발견된다. 그런데 그에게서 흥미롭게 나타나는 현상은 그 회상의 시들을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본다’는 상황만이 아니라 ‘과거가 현재에 도착한다’고 말해야 할 상황으로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신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