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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2025.04.26

2025.04.25 (Fri)
언니는 한쪽을 떠올리면 한쪽을 잃는다고, 그래서 결국 둘 다 잃는 것 같다고 했지. 난 그 반대야. 한쪽이 있음으로써 다른 한쪽에게 없는 걸 다시금 떠올릴 수 있고 그래서 난 둘 다 온전히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언니, 그게 사랑이야.
우리는 동시에 눈을 마주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서로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p47)
사방이 고요했고 우리 머리 위로는 해파리수족관이 내뿜는 푸른빛만이 가득했다. 그 빛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흘러다니는 해파리들. 저렇게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73)
내게는 정말 현실감각이 조금도 없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꼭 갖춰야 할, 피부 위에 두텁게 두르고 살아가야 할 그것이 내게는 전무하구나. (p77)
내가 평생 들여다볼 수 없는 저 뒤편 어딘가에 영원히 남은 나의 일부들. 잊고 싶고 버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가 없는 조각들, 부드러운 내면에 깊은 흔적을 새기며 끝내 나름의 무늬를 만들어 내는 까끌까끌한 알갱이들. (p174)
그걸 알리러 기나긴 길을 달려온 그에게 난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소리나 하고 있을 순 없으니까. 실패하든 성공하는 뭐가 됐든 좋으니 일단 가 본 다음에, 그게 맞았는지 아니었는지 이야기 해야지. (p235)
각자에게 주어진 고통은 어느 하나 예쁘지도 유쾌 하지도 않지만 그것은 우리 각자의 것으로 고유하며, 그렇기에 그것을 통과하는 인간의 모습은 의외로 귀엽거나 매력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