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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7.04

2025.04.01 (Tue)
나의 원청은 무엇일까 https://brunch.co.kr/@d74ba6f1ef84423/136
왜 미소 짓는지 알고 싶고 누가 눈물 흘렸는지 궁금하지만 우리는 알 수 없고 찾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지요. 그럴 때 우리는 상상 속에서 찾고 추측하고 조각을 맞춥니다.
"네 영혼에는 머리가 둘이네." 아창이 대꾸했다. "하나는 네 머리야."' "우리 영혼이 같이 있다고?" "그렇지." 그러면서 아창은 손과 다리를 뻗은 다음 샤오메이에게도 뻗으라고 시켰다. 눈앞의 거울 속에서 머리가 둘, 손이 넷, 다리가 넷인 영혼이 춤을 추었다. 다른 거울로 옮겨가 이번에는 물항아리처럼 짧고 납작해진 자기 모습을 보고 샤오메이가 웃으며 말했다. "영혼도 모습이 변하나 봐?" "그럼, 온갖 형태로 변할 수 있지." 샤오메이가 아창의 말을 받았다. "그래도 사람은 변할 수 없어."
아창과 재회한 뒤 떠올랐던 웃음도 마차의 흔들림 속에서 차츰 사라졌다. 린샹푸에게서 멀어질수록 그곳에 남겨놓고 온 게 점점 많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매화 가지의 까치' 와 '비단 공을 굴리는 사자' 두건처럼 가져갈 수 없는 것들, 린샹푸에게 속한 것들이었다.
시진으로 돌아온 아창과 샤오메이는 과거에 파묻혔다. 이제 밝아오는 새벽은 그들의 새벽이 아니었고 저무는 황혼 역시 그들의 황혼이 아니었다. 그들의 삶도 수선집처럼 휴업 상태에 들어간 듯했다.
그래도 상처란 언젠가 아물고 슬픔도 지나가기 마련이었다. 샤오메이는 딸의 옷과 신발, 모자를 완성한 뒤 옷장 제일 밑에 깔고 그 위에 자신과 아창의 옷을 차곡차곡 올려놓아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옷장 문을 닫자 작별을 고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를 봉인하는 것 같았다. 한때 린샹푸와 두 번의 시간을 보냈고 한때 딸이 있었지만, 그건 모두 한때의 일로 다 지나가버렸다.
"점점 멀리 갈 거야. 원청을 찾아갈 테니까."' 아창이 원청을 언급해 샤오메이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원청이 어디 있는데?" "어딘가에는 있겠지." 그 뜬구름 같은 원청은 샤오메이에게 이미 아픔이 되었다. 원청은 린샹푸와 딸의 끝없는 유랑과 방황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