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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7.04

2025.04.20 (Sun)
인간은 전례도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방식으로 봉변을 당하게 되면, 자신만만한 신념마저 흔들리는 경우가 생긴다. 말하자면 자신의 확신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모든 정의와 이치가 그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따라서 그 일에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게 되면, 그들에게 의지해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려 한다.
아! 행복은 빛을 희구하는 것이니, 우리는 세상을 즐거운 것이라 여기는 반면, 불행은 멀리 떨어진 곳에 숨어 있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절망하여 죽은 자들에게는 용서의 편지를, 희망을 잃고 죽어 간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편지를, 구제받을 수 없는 재난에 질식하여 죽어 간 자들에게는 희소식을 전하는 편지들도 들어 있다. 생명의 심부름을 하는 이런 편지들은 죽음으로 치닫고 있다. 아, 바틀비여! 아, 인류여!
침묵의 행렬이 정오의 소란스러운 대로의 온갖 소음과 열기와 즐거움을 헤치며 줄지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