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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11.09 ・ 스포일러 포함

2025.11.08 (Sat)
애증이란 서로 닮아가는 것. 영화 초반과 후반에서 보여주는 이과수 폭포의 장엄함은 파괴적이면서 신비롭다. 이과수 폭포가 실제로 극단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색감은 이과수 폭포의 붉은색과 푸른색을 대비시켜 더 극적인 효과를 준다. 양조위의 눈 빛 연기는 여전히 돋보인다. 그의 눈에는 영화 전체가 담겨져 있으며 특히 녹음기를 박고 울 때는 절정을 보여준다. 왜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일까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과한 생각이였음을 느꼈다. 그들이 동성애라는 것은 그저 이야기적 장치였을 뿐이다.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양조위로부터 멀어지면서 담배피는 장국영을 비추는 카메라 워크는 예술이다. 느와르적이면서도 멋있다. 그 장면은 계속 돌려보게 된다. 장국영을 비추면서 바뀌는 음악적 사운드는 뇌리에 오래 박혀있다. 장완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것도 중경삼림처럼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장완의 시점은 점점 꼽사리 낀다. 장완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감정적인 부분을 짚어준다. 하지만 굳이 필요했을까. 거꾸로 보는 홍콩을 집어 넣은 것은 과연 재치였을까. 두 남자는 결국 완전한 이별을 한 것이다. 여권은 그저 맥거핀으로 남았다. 하보영은 그저 쓰레기로 남았다. 그에게서 어떤 연약함과 불쌍함을 느낄 수 없었다. 필요할 때만 찾는 존재가 필요한 것. 여요휘가 그저 불쌍할 뿐. 탱고는 어떤 장치? 여요휘가 도축장에서 바닥의 피를 씻어낼 때 바닥은 깨끗해지면서도 다시 피로 물들인다. 당시 다시 깨끗히 과거를 잊지 못한 여요휘를 표현한걸까 미장센에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흑백에서의 미장센은 가히 최고이다. 축구도중 쉬는 양조위를 비추는 햇살은 감탄의 연속이다. 이 영화를 극찬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왕가위 영화의 미장센은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의 이야기는 종종 기승전으로 끝나는 느낌이 든다. 기승전으로 끝난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운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또한 홍콩 말 자체가 굉장히 시끄럽다. 층간 소음, 고성방가들을 걱정하게 해서 몰입을 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