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에서 친구를 팔로우하고 소식을 받아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해보세요
전체 공개 ・ 11.20

2025.11.20 (Thu)
LIT는 의도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다수 산재하는 작품이다. 예를 들면, "돌고돌고돌고"는 뉴욕 언더그라운드 마피오소의 색체를 꽤나 잘 가져왔음에도 감미로운 훅에서 감흥이 확 식고, 8분가량의 인터미션인 "Dusty mauve intermission"의 연주는 매력이 느껴지지 않고 의미를 상실한다. "Wrap it up"의 훅은 듣기 검수를 거치지 않은 듯한 음질이 느껴지며, "Lost love"의 스트릿 베이비 목소리는 과도하게 이질적이다. 랩 실력은 19년도 랩 실력과 비교했을 때 분명 퇴화한 모습을 보인다. 수록곡들도 유기적이라고 평가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앨범을 그나마 하나의 작품으로 묶는 개념은 컨셔스한 가사인데, 이것도 이 앨범의 아쉬움을 포장할만큼 놀라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개별 곡들의 퀄리티는 웬만해서 낮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비트들의 전개가 많고, 랩 실력은 전반적으로 퇴화했으며, 트랙 배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즉, "앨범 제작의 저스디스" 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의 자의식 과잉이 여러모로 수면위로 드러난듯한 작품이 나왔다. 저스디스라는 남자에게 LIT는 얼마나 중요했을까? 이것은 그에게 9년치의 과제이자, 9년짜리 삶이다. 하지만 본인만이 몰입했던 삶에 대중이 억지로 반응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 트랙의 당연한 혁명문만이 나에게 진정으로 동적인 감흥을 주었다. 길고 긴 한 페이지를 끝끝내 마쳤지만, 그가 찍은 종지부에는 쓴맛이 겉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