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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2.01

2026.01.31 (Sat)
영화가 좀 안 땡기다가(그래봤자 10일밖에 안 되긴 했다) 갑자기 밤에 누워서 뭔가 다채롭고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찜해뒀던 싱잉 인 더 레인을 꺼내들었다. 이런 옛날 영화가 보고 싶은 날은 거의 없기 때문에, 느낌이 올 때 바로 봐야 한다. 옛날 영화가 조금 어려운 건, 뭉개지는 영어 발음 때문도 있지만 정서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 때문인데 생각해보면 봤던 옛날 영화들 모두 왠만한 2000년대 영화보다 훨씬 훌륭했다. 진정한 시네마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짝 느꼈을지도. 초중반까지는 정말 뮤지컬의 정수다운 옛날 영화, 생생한 당시 영화 업계에 대한 스토리 정도의 느낌이었다. 특별히 나의 구미를 당기는 포인트는 없었다. 그런데 싱잉 인 더 레인 부분이 나오자마자 신선하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다. 노래도 한 몫 했겠지만 정말 자연스럽고 행복한 모습의 인물이 충격을 준 것 같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엔 상상이나 했을까. 슬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빗속에서 행복하게 춤추는 게 얼마나 모순적이었을까. 지금은 많이 쓰이는 메타포가 되었지만 그 시작점을 보자니 감회가 새로웠고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 (쓰다보니 4.5를 줘야 하나 싶다) 이후에 작품 내에서 개봉이 6주가 남은 영화를 뮤지컬로 바꾸는 내용이 나오면서, 그 아이디어를 액자식 구성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에게 선보인다. 여기부터 색감이나 표현주의적 무대 활용이 끝내줬다. 그 전에도 조명과 무대를 활용한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확실히 이 뒤부터 더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소소하게 통쾌한 장면도 있었고 여러모로 카타르시스를 기분 좋게 전개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영화가 싱잉 인 더 레인으로 걸린 걸 보여주면서 끝나는데, 이 부분이 시청자로 하여금 진짜 싱잉 인 더 레인을 본 느낌을 줘서 더 여운 있고 좋았다. 여러모로 인상적이고 기분 좋은 신선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