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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2.14

2024.07.06 (Sat)
예전에 썼던 리뷰를 옮겨오기 5G 윰묘룐쨔가 되어 타이핑으로 좀비를 박살내는 게임이다 장르는 싱글플레이 좀비 디펜스 타이핑게임... 한 챕터를 전부 타이핑할 때까지 거점 피가 다 안 깎이면 승리하는 구조니까 분류상 디펜스가 맞긴 할 것 같은데 모르겠고 근본적으로는 타이핑 게임이다 뭔가 한컴타자연습의 긴글연습과 산성비를 섞은듯한 게임... 간단히 말하면 좀비와 함께 표시되는 단어를 타이핑해서 좀비가 거점에 닿기 전에 쏴 죽이는 것이다... 처음에 튜토리얼이 나오지는 않고 튜토리얼 탭이 따로 있어서 알아서 읽어봐야 하는데 그냥 플레이를 시작해도 적당히 깰 수 있을만큼 플레이 방식은 직관적이다 그래도 기적 어빌리티라는 게 꽤 유용해서 튜토리얼을 한 번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긴 하다... 거의 끝까지 모르고 플레이해서 개손해봤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원하는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 번 선택하고 나면 다른 난이도로 변경할 경우 진척도가 리셋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른 난이도로 변경했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저장되는 게 아니라 두 번 리셋된다. 난이도는 Keyboard Kadet, Keyboard Komrade, Keyboard Kaptain, Keyboard Kolonel, Keyboard Kommander, eNdL3sS_n!gHtM4Re로 나뉜다. 첫 번째 난이도는 사실상 스토리 모드라서 좀비가 거점에 닿아서 데미지를 입어도 게임오버가 뜨지 않는다는 모양이다... 이런 난이도를 제공하는 건 좋은 일인데, 굳이 해당 난이도를 “타이핑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선택하세요”라고 써둔 건 솔직히 좀 불필요한 비아냥같아서 아쉽다... 스토리 모드 자기가 만들어 놓고도 왜 굳이 스토리 모드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싶어하는 건지... 어쨌든 난 Keyboard Komrade로 플레이했다.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분할 필요가 없고 구두점도 무시할 수 있는 일종의 기본 모드다. 스테이지 실패에 따른 페널티도 따로 없다. https://typing-speed-test.aoeu.eu/?lang=en 이 사이트에 따르면 내 영어 타이핑 속도는 383 CPM(77WPM)인데, 이 난이도를 플레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 뒤의 세 난이도는 대문자, 소문자, 문장 부호를 구분해야 하고, 죽으면 점수와 코인을 잃게 된다. 정확한 차이는 모르겠지만 뭐 페널티가 점점 세지겠거니... 마지막의 eNdL3sS_n!gHtM4Re는 제약 조건이 많고 생명은 하나뿐인 무한 스테이지다. 기본 모드 캠페인을 끝낸 뒤에 시도해봤는데 첫 스테이지에서 죽었다. 닉값... 나름 자체적인 스토리도 있다. 디펜스 스테이지와 별개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형식이 아니라 애초에 스테이지에서 타이핑하는 내용이 이 게임의 스토리에 해당한다. 대충 등록되어 있는 설명처럼 5G 음모론자가 좀비 아포칼립스가 되어버린 세계를 구하는 내용이다. 5G에서 비롯된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컨셉이 독특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게임 시스템과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주인공은 5G 음모론에 빠진 (전) 대학 영어 강사로, 주인공이 밈의 범람과 함께 시작된 언어와 문법의 퇴화, 에코챔버 속에서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 sns에서 얻을 수 있는 즉각적인 관심에 대한 중독, 의도적으로 그 모든 것을 강화하는 기업들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근데 설득력이... 있다! 사실 게임 처음 시작할 때 게임 페이지를 안 읽고 시작해서 주인공 음모론자인 거 몰랐는데 대충 영어 읽으면서 맞는 말 같은데? 하면서 타이핑함. 몇 스테이지 지나서야 뭐야? 주인공 이상한 놈 같은데? 하고 눈치챘다(ㅋ) 아래는 눈치채기 전 동의했던 내용 중 일부. Then come the Memes, whether by with or ignorance, concepts worthy of discussion and nuance were boiled down, rendered into viral hieroglyphics spread by self-ordained cultural priests of social media cults propagating grammatical misconstructions of their, there, and they're. Toxic thought bubbles that needed no research, no sources beyond the emotional bias confirmation at once designed and excused as "how I feel". 그리고 밈이 등장한다. 의도였든 무지였든, 토론의 가치가 있던 개념과 뉘앙스는 모두 녹아내려 그저 상형문자로 변질된 채 'their', 'there', 'they're'을 뒤섞는 문법적 결함을 선전하는 소셜 미디어 컬트의 자칭 '문화 사제'들에 의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감정적 편향의 내적확증 외에는 출처도 연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유독한 생각들이 '내가 느끼기론'이라는 변명 아래 만들어지고 면죄되었다. Each subsequent iteration of our society's linguistic degeneration enabled, with alacrity, by the communication behemoths and their parasitic middlemen. Technology must respond to the consumer, the consumer must have more instantly instant access to the feel-good echo chambers datamined and encapsulated by each click tracked through smartphone, tablet, and laptop. Our lives spent staring into screens and held unaccountable for typo or opinion. 통신 산업의 베히모스와 그에 기생하는 중개인들이 매순간 기민하게 우리 사회의 반복적 언어적 퇴행을 이루어냈다. 기술은 반드시 소비자에게 반응해야 하고, 소비자는 반드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으로 추적된 클릭 한 번 한 번으로 분석하고 겹겹이 쌓은 기분 좋은 에코챔버에 더욱 더 빠르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의견이나 오타에도 책임지지 않고 화면을 쳐다보며 일생을 보낸다. 대충 예상이 가겠지만 이렇게 맞는 말 같은데? 하다가 그게 다 5G 때문이다 하고 음모론자 모드 ON.한다. 근데 문제는 이 세계관은 설정상 진짜로 5G 무선 신호로 좀비 아포칼립스가 일어난 게 맞음(ㅠㅠ) 어쨌든 좀비 아포칼립스에 충실하게 초기에 이 상황을 예견했던 실험실에서의 무시무시한 연구와 좀비가 가득한 도시를 저벅저벅 횡단하기 마지막으로 폐허가 된 군사시설 속 정부 연구소에 쳐들어가 끝장을 보기까지 정석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좀비가 된 사람들을 오타없이 타이핑하는 방식으로 물리친다는 점은 스토리와 게임 방식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주인공의 성격도, 문제 상황도, 해결 방식도 독창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사실 호감이 가는 인물도 아니지만 최소한 게임과 스토리는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점이 특징적인 장점 같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필수적으로 스토리를 읽게 되는 장르임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다만 페이스 조절이 아쉽다. 중간중간 나오는 1000 단어 이상의 스테이지들은 스토리의 역동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그냥 게임을 지루하고 어렵게 한다. 스토리상 중요한 대목, 즉 중간 보스전에 가까운 스테이지가 이런 식으로 설계되었다면 훨씬 몰입도도 높아지고 좋았을 것 같은데 스테이지 길이와 내용 상의 중요도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리고 주인공은 전술했듯 5G 음모론자고 딱히 선한 인물상도 아니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에 이입하기는 쉽지 않다. 엘모어 교수 부분은 왜 나온 건지도 잘 모르겠고... 내가 모르는 뭔 오마주인 걸까? 그래도 나름대로 잘 읽었다. 그래픽은 어쩐지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내려한 것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다. 5G 음모론이어서인가...? 스테이지 상에서 타이핑 할 때는 화면 아래에 깔끔한 폰트로 뜨는 스크립트 창만 보고 있으면 돼서 문제는 없지만, 나중에 노트에서 스토리를 다시 읽을 때는 너무 강한 채도차 때문에 눈이 좀 아팠고 폰트상 o와 a의 구분이 어려웠다. 에셋인지 자체 제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트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게임할 때는 사실 거의 스크립트 창만 쳐다봐서 맵이 바뀐 걸 잘 확인을 못했는데, 나중에 맵이 스토리에 따라서 몇 번 변한다는 걸 알았다. 소소하게 좋은 부분인 것 같다. 음악은 게임 플레이 내내 한 가지가 재생되고, 엄청나게 기억에 남는 음악이라곤 못 하겠지만 게임과 잘 어울렸다. 상점 페이지에는 자신이 스스로 텍스트를 업로드할 수 있어 '무한한 리플레이 가치가 있다'고 써있지만, 사실 굳이 리플레이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타이핑을 좋아한다면야 할 수 있겠지만, 맵도 에너미도 해당 스토리를 위해 만들어져서인지 게임이 추가로 제공하는 '프랑켄슈타인'이나 '드라큘라'는 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해당 파일 두 개는 검수를 따로 안 했는지 불필요한 문장부호가 많아 타이핑하기도 귀찮다. 직접 텍스트 파일을 업로드하는 시도도 해보았는데, 한글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하고 있으니까 더 어려운 난이도로 깨보는 시도는 할 수 있을지도... 아무튼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게임이었다. 플레이 시간은 3.6시간이었고 도전과제는 8개로 어떤 난이도를 선택하든 한 캠페인 내에서 전부 클리어할 수 있다. 트레이딩 카드는 따로 없다. 스토리는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고 게임 방식과 잘 맞물린다는 점이 좋았다. 다만 내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인지 타이핑을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타이핑만 하고 나중에 노트에 가서 스토리를 읽게 되던데 노트 폰트가 너무 읽기 힘들었다. 스테이지 스크립트 창 폰트는 읽기 편하던데 그냥 노트 폰트도 그걸로 바꿔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