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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3.30

2026.03.30 (Mon)
아 너무 슬프다 그냥 보는 내내 질질 짯음 목화와 목수 관계성이 참 좋았어 뭔가 뭐라고 남겨야 될 지 모를 정도로 좀 머릿속이 책 내용으로 뒤죽박죽해서 계속 평을 편집하고 있는데... 어렵다 인간이란 뭘까 대자연속에, 우주 아래 한낱 티끌의 존재기도 하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도 살아가기도 멈추기도 하는... 아아아 어렵네... 책 내용 뿐만 아니라 최진영 작가의 문장력이 좋아서 하이라이트를 21개나 그음... 꼭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시픔...
선생들의 말이 삶의 진실이라면, 한번 좌절하면 끝인 그것이 자기 운명이라면 일화는 주어진 운명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 운명 앞에 여러 길을 만들어 운명을 헷갈리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려면 노력뿐이었다.
남자는 영화 팸플릿을 목화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수학의 난제 같아요. 전문가들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것에 열광하잖아요. 그거 아세요? 모든 과학에는 수학식이 있는데 비행기가 나는 원리 중에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방정식이 있대요.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라고, 3차원에서도 해가 항상 존재하는지를 아직 증명하지 못했대요. 그러니까…… 답이 없어도 비행기는 나는 거죠. 목화는 남자의 말을 되풀이했다. 답이 없어도 비행기는 나는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가 말했다. 이유를 몰라도 좋은 건 좋은 거고. 목화가 말을 이었다. 왜 사는지 몰라도 계속 사는 것과 비슷하네요.
당분간 지구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축복의 말이 각각의 언어로 무수히 떠돌 테고. 며칠 전에는 다양한 나라의 많은 사람이 자기들 언어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했을 거였다. 매일 다른 언어로 지구 곳곳에서 무수히 전해질 축하 인사는 또 있었다. 생일 축하해. 매일 발화되는 위로도 있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탄생을 축하하고 죽음을 애도하는 무수한 목소리가 매 순간 지구를 맴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건 신에게 구걸할 일이 늘어난다는 것. 목화는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사랑은 끝난 뒤에야 사랑이 아니었음을 안다. 어떤 사랑은 끝이 없어서 사랑이란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떤 사랑은 너무 멀리 있어 끝이 없다. 어떤 사랑은 너무 가까이 있어 시작이 없다.
생일이 언제예요? 남자가 대답했다. 2월 19일이요. 절기로 따지면 우수인데,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이래요. 그날이 지나면 서서히 새싹이 돋는대요. 그 의미가 마음에 들어요. 목화 씨는 생일이 언제예요? 목화가 대답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 남자가 되물었다. 대설? 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창을 가리키며 남자가 말했다. 생일 축하해, 목화야. 창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목화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