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붕 뜬 이방인 둘의 현실 적응기? 나 자신만은 특별할 거라는 믿음, 동시에 나 역시도 보통의 흔하디 흔한 사람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 특히 20대에 그 간극 때문에 너무 힘든 것 같음
조지와 미아에게만 핀 조명을 내리고 사위를 어둡게 만들어서 세상에 둘 밖에 없는 듯한 순간을 연출한 게 뭔가 마법 같고 좋았음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라 좋았는데 뮤지컬 영화라 막 심각하게 좋진 않았음
사실 꿈이란 게 입을 통해서 나오면 그게 얼마나 원대하고 멋진 일인지를 설명하느라 거창해지지만 현실을 보면 그게 그렇게 초라할 수가 없다. 유명 배우가 되고 싶은 미아와 재즈 클럽을 열고 싶은 조지는 서로가 열망하는 것을 말할 때 눈이 반짝거리고 단호한 음성과 함께 흥분에 찬 목소리로 이런저런 말을 장황하게 늘여놓는 모습이 굉장히 사랑스러운 데 반해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방 안에 앉아서 세상을 다 둘러볼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동시에 바보 같은 꿈 하나를 바라 보는 열정에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다. 미아의 말처럼 자신은 잊고 있던 것을 상기시키니까. 그래서 더욱이 젊음, 청춘 이런 어휘 하나에도 사람들이 낭만을 가지는 것 같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성탄절 날 조지가 해고당했던 그 식당에서 멋대로 한 그 연주 장면, 미아가 조지에게 반했던. 음악이 좋았음
그렉과 갔던 식당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재즈를 듣던 미아의 표정에서 사랑이 확 다가왔던 게 느껴졌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일상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어야 함 어떤 취향에 관해서 그게 반드시 내 취향과 부합하지 않음에도, 떨어져있는 그 대상을 떠올리게 되고 함께 하고 싶어지는 충동이 드는 거
굳이, 싶은 일을 단지 그 사람이 좋아하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행동하는 거
미아와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조지가 자신의 음악적 신념과는 맞지 않는 밴드에 들어가 고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였지만 되려 미아는 그런 조지에게 실망함 그렇지만 조지가 재즈 클럽의 꿈을 위해서 불안정한 생활을 지속했더라면 미아가 끝까지 응원할 수 있었을까? 일인극을 준비하는 자신도 위태한데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심지어 망해가고 있는 재즈라는 장르에서? 어떤 결정도 서로를 만족시킬 수 없었을 거라는 걸 둘 다 알고 있을 듯 당시 너무나 엉망이었던 조지와 미아에게 있어서 그 결함들이 사랑과 헤어짐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함
쥐뿔도 없고 자존심 하나로 사는데 그나마도 망신 당할 일이 가득하는 게 가장 공감갔던 부분인 것 같음
앞으로 우리는 어떡하냐는 미아의 물음에 흘러가는 대로 두자는 조지의 답변에서 생각했던 게,
살아가는 데 가장 이상적인 건 매 순간 진심을 다 하되, 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 같음 최선을 다 한다는 건 그만큼 잘해내고 싶은 거고, 그건 분명 끝없이 조급하고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일인데, 그것들을 어떤 텐션은 유지하면서도 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서로 맨 끝자락에 닿은 말을 억지로 붙여놓은 것처럼 느껴짐 괜히 머리 복잡하게 다가왔음
충동적이고 멍청하더라도 그 선택들에 책임지면서 살아가는 게 낭만적인 것 같기도 하고...
운명이나 영원 같은 건 정말 없는데 있다고 생각함
가장 좋았던 부분2는 마지막에 조지의 피아노 건반 한 손 연주와 조지와 미아의 눈맞춤, 이후 미아가 가게를 떠나고 다시 재개되는 조지의 재즈 클럽 음악 - 생각보다 여운 남고 좋았음
잠을 안 자고 생각나는 대로 적는 거라 머리가 어질어질함 말이 정리가 안 되는데 무튼 저번에는 라라랜드 보다가 졸았는데 이번에는 나름 재밌게 봤다 이걸 보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저번 강의에서 호주 워홀 갔을 때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반복해서 봤다는 한 학생 분의 말이 생각나서 튼 건데 좋았던 것 같음 뭔가 딱 2030 불안할 때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해가는 장면들도 많은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