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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2025.02.11

2025.02.09 (Sun)
통제와 해방. 떡하니 임산부석에 앉아있는 남성이 지나가는 고양이의 밥을 챙기는 사람일 수도, 회사에서 어린 여직원들에게 윽박지르며 상스러운 욕을 내뱉으면서도 퇴근해서 앉아 있는 중학생 딸에게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일 수도, 아가씨가 그러면 되겠냐며 혀를 끌끌 차던 중년의 여성이 나와 또래인 자녀에게 보살핌을 받는 사람일 수도 있다. 나열한 사람들의 특징은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전자에 화났다가 후자에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사회를 이해하며 타협해 나가고 있다. 나조차도 도덕적이고자 노력하지만 얼마든지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자유로운 사람이기에. 인간의 양면성을 철저히 분리시키는 것도 무방비로 해제시키는 것도 오직 도덕성이 아닐까 싶은 생각.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하지만 제법 많은 인간이 과거를 동경하게끔 설계되었다는 걸 수원과 은주는 알고 있을까
p.17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대부분의 실수가 그럭저럭 자랑할 법한 인생의 트로피처럼 느껴지는 반면, 현재는 아무런 특색 없이 쌓이기만 한 폐지 묶음 정도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폐지도 시간이 지나면 트로피가 된다.
p.17
사랑만 봐서는 사랑을 모른다는 점을. 진정으로 사랑을 논하고 싶다면 은주는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조금이라도 더 봐야 마땅했다. 구정물이 존재해야만 호숫물이 맑다는 걸 알게 되듯 혐오가 이 세상에서 맡은 역할은 절대 소멸하지 않는다. 그녀의 사랑은 더러운 것들을 비난하면서 완성되니까.
p.150
여자는 완벽한 균형을 완성했다.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전시하여 어느 쪽으로도 인생을 내던지지 않았다. 배덕과 도덕의 중앙에서 줄타기하는 인간은 흔치 않은데, 스스로를 통제하고 동시에 해방을 누린다는 이율배반적인 상태를 완성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자유의 왕국이었다. 정문과 후문이 하나의 원통처럼 이어져 있어 입구와 출구가 불분명하나, 따지고 보면 입출구를 나눌 필요가 애초부터 없었다.
p.160-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