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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 2024.06.18

지브리는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정말 잘 표현한다 그냥 평범하게 우리의 상상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게 아니라 일상에서 상상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을 정말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이 영화에서 그러한 장면이 유독 많았다 화악, 상상 속으로 빨려들어가서 그 순간에 몰두하는 이 기분을 훌륭하게 표현해준다 지로가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비행기를 묘사해줄 때 지로 뿐만 아니라 듣고 있던 사람들까지 비행하고 있는 비행기를 상상하고 그 상상에 몰입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깊었다 그리고 지로의 롤모델.. 이름이 잘 기억안나는데 아무튼 그 분이 기차에서 디로를 꿈 속으로 데려갈 때 지로가 기차에서 떨어지면서 잔디밭으로 바뀌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역시 마지막일 것이다 나호코가 꿈속에서 나타나 지로와 처음 만났을 때 말했듯이 그대는 살아가라 라는 대사를 하고 바람이 되어 사라진다 하울도 그렇고 지브리는 수미상관을 좋아한다 그리고 대사 하나에 생각보다 큰 의미를 담는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무언가를 암시한다 왜 이 영화 제목이 바람이 분다일지 궁금했는데 직관적이면서도 이 영화의 모든 것과 연결된 것이 바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여태껏 본 지브리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제목으로 꼽을 수 있었다 즉 지로 인생의 모든 것이 바람과 연결되어 있다 지로의 꿈이자 인생 그 자체인 비행기도 바람과 큰 연관성이 있으며 바람 덕분에 나호코와의 인연도 이어질 수 있었다 바람처럼 나타나고 바람처럼 사라진 나호코ㅜㅜ 그리고 지로라는 캐릭터가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매력있었다 내가 본 지브리 작품 속 남캐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듯? 사실 하울은 그냥 잘생긴거지 좀 애 같은 부분도 있었는데 지로도 너무.. 비행기만 바라보긴 하지만 매력이 엄청나다 ㅋㅋㅋ 처음으로 자기일에 몰두하는 사람이 섹시해 보일 수 있구나를 직접 느꼈던 것 같다 일단 보는내내 진짜 성우 캐스팅을 기깔나게 했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재미없고 비행기밖에 모르는 건조한 사람이라고만 여길 수 있는데 실은 따뜻한 사람인 그 감성을 되게 성우분이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사실 둘의 사랑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지브리 속 사랑은 모두 한눈에 반하면서 말도 안되는 개연성으로 이루어졌는데도 그다지 큰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부족한 개연성이 지브리만의 감성을 극대화하는 역할도 한다 엘리멘탈을 보고 개연성 부분이 마음에 안들었는데 왜 지브리를 보면 그다지 개연성이 신경쓰이지 않을까에 대해서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했는데도 쉽게 이유를 파악할 수 없었다 나름 생각해 본 결과, 대놓고 말도 안되는 운명적 요소들을 굉장히 자주 등장시키고 애초에 현실적인 배경보다 비현실적인 배경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결론을 내려보았다 명확한 이유라고 생각하진 않아서 어딘가 찝찝하지만 아무튼 내가 느낀 바로는 그렇다 흐음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서전 느낌으로 쓰여진 작품이라 그런지 주인공의 어린시절부터 성인시절까지 나온 지브리 작품은 이 영화가 처음인 것 같아서 신기했다 그리고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도 이게 처음 아닌가..? 아무튼 해석을 보니 역사적 배경과 연관시켜서 해석하면 좀 아쉬운 부분도 존재하는 것 같지만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장면도 꽤 많은 편이고 대사도 마음에 드는게 많았어서 기분 좋은 영화였다 아 그리고 사실 굳이 따지면 새드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데도 지브리만의 감성으로 담담하게 마무리 돼서 좋았다 아 맞다 특히 그 마지막에 지로가 고맙다고 하는 부분에서 성우님의 연기가 장난 아니었다 딘짜 ㅠㅠ 건조한 말투를 유지하던 지로가 살짝이라도 애교를 보이고 사랑이 담긴 말투가 나올 때는 유일하게 나호코 앞에서 였던 것을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린다 밤에 나고야에서 급하게 도쿄에 오자마자 한 말들도 너무 설렜고 감정이 담긴 지로의 목소리는 심장을 울린다 꿈속에서 나호코가 사라진 후에 고맙다고 말하면서 떨리던 그 목소리가 여전히 귓속을 맴돈다 바람같았던 그녀는 이제 자유로운 바람 그 자체가 되어 지로의 곁에서 보이지않게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나호코의 바람 덕분에 지로는 앞으로도 꿈을 향해가며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