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지 않고서는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의 엔딩. 줄리아 하퍼가 태스크 마스터를 맡았던 배우라 반가웠다. 어디서 봤지 했다. 생각보다 정서적인 연기도 좋았다. 작품 하나보고 편견을 갖게된거 같다. 그 만큼 그녀가 연기를 잘했다는건. 영화가 전체적으로 그럴듯 하면서도 디테일적으로는 그럴듯하지 않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정말 아쉽다. 전쟁 이후 디스토피아의 세상은 우리가 흔히 아는 어둡고 침침한 전형적인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장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평화로운 분위기로 인간이 없는 지구가 마치 평화를 찾은 느낌이다. 거기서부터 영화는 방향성을 암시했다. 깔끔한 CG가 돋보인다. 2025년과 비교해도 특수효과가 깔끔하고 실제같다. 엔딩도 큰 여운을 남긴다. 죽은 자와 같은 다른 자가 나타난다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인가. 테세우스의 배를 연상케하는 그림이다. 완다비전의 비전처럼 그도 같은 그이지만 두 개의 독립적인 몸이라는 것이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같은 사람이 독립적인 다른 육신으로 나타난다면? 이성적으로는 문제 없지만 감정적으로는 불편함이 있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이 영화는 디테일적으로 그럴듯 하지 않는 개연성에 문제와 편의주의 문제가 있다. 1. 천번째 드론을 잭 하퍼가 고칠 때 비키마저 어떻게 고친거야 했는데 잭 하퍼는 뚝딱 고친다. 그의 천재성을 드러내는 것인가? no 그의 유능함을 보여주는 것인가? no 이런 편의주의적인 연출이 보는데 민망하게 만든다. 비키가 어떻게 고친거야? 이 말만 안했어도 됐다. 그저 그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였으면 됐다. 2. 약탈자들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느닷없이 누드수영을 한다. 왜지? 3. 다른 잭 하퍼가 사막에서 조난 당한 잭 하퍼를 발견을 못한다? 같은 능력치의 잭 하퍼이다. 4. 그 동안 민간인을 학살하던 드론은 마지막 순간 망설이다가 박살난다. 그 순간을 긴장감있게 묘사하고 싶었겠지만 이제는 클리셰이고 예상이되며 극의 흐름을 끊을 뿐이다. 5. 인간들은 한번 위치가 들통난 기지를 계속 써서 마지막 순간 계획을 망친다. 보통 은신처를 옮기지 않나? 6. AI가 굳이 잭 하퍼로부터 마지막 순간에 드론을 철수시킨 것도 이해가 안된다. 49번 잭 하퍼를 우호적으로 생각했던 것도 이해가 안되고 수 백의 잭 하퍼가 있으면서 하나의 잭 하퍼를 회유할려했던 것도 이해가 안된다. 7. 52번 비키는 비행선으로 두 명의 잭 하퍼가 있는 것을 못보았는가? 컨택트 이후 플래시 포워드를 완전히 플래시백으로 속인 사례를 경험하고 플래시 백이 그대로 플래시 백으로 나왔을 때는 진부함이 느껴졌다. 약탈자가 인간이고 잭 하퍼는 이용당한 것이다라는 전체적인 반전과 플롯은 예상했다. 그리고 샐리와의 대화에서 샐리의 화면이 비정상적이고 목소리가 바뀐다는 것에서 그것이 AI일줄도 예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잭 하퍼를 만났을 때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졌다. 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오버액팅을 하는듯 싶었다. 그녀가 매혹적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녀의 감정전달은 미숙해보였다. 드론은 처음부터 잭 하퍼와 적대적으로 보였다. 차갑고, 매트릭스의 요원들을 보는 느낌이였다. 그 드론들한테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은 다크나이트를 연상시킨다. 영화의 흥미로운 소재와 아이디어, 미장센은 눈을 호강시켜주지만 플롯의 연출과 부족한 인물의 개연성, 예상되는 클리셰가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장점은 확실하기에 더욱 아쉬운 영화이다. +알아보니 감독이 조셉 코신스키... 어쩐지 이야기적 클리셰가 돋보인다했다... 설정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