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5.20

2026.05.19 (Tue)
나는 얼마 전 드디어!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SNS, 트위터와 결별을 선언했다. 물론 장장 15년에 걸쳐 활동한 SNS를 한 번에 딱 끊어내진 못했다. 당연하지! 나는 18살에 담임 선생님이 엄마랑 상담하며 보영이는 다 좋은데 트위터를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라고 말씀하셔서(물론 정확히 이렇게 말하진 않으셨고 그냥 모 아이돌을 참 좋아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그 사랑이 전부 어디에서 이루어졌냐면 당연히 트위터였다) 수능 끝날 때까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피쳐폰을 쓴 사람이다(그렇지만 선생님을 원망하진 않는다. 그때도 지금도 그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트위터라는 SNS가 생긴 이래로 트위터는 내 삶이었고 내 삶은 트위터였는데, 이제는 정말 우리가 멀어질 필요를 느꼈기에 큰 결단을 내렸다. 나는 이제 거짓 정보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는 데 이골이 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허위 사실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나 확인되지 않은 가십을 두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마디씩 얹는 꼴이 보기 싫어졌다. 원래도 보기 싫었지만, 이젠 그걸 하나하나 접하고 내 시간과 감정을 쓰는 것이 큰 낭비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한국어 트위터 유저가 한 마디씩 얹는 것을 보며 혀를 차는 것도 버겁다고 느낀 지 몇 년인데 최근 자동 번역 기능이 도입된 이후로는 전 세계인이 한 마디씩 얹는 걸 봐야 했다. 정말 참을 수 없게 지겹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별 선언 약 2주째,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제법 강 같은 평화가 찾아온 마음으로 깔깔 웃었다. 엄청나게.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글쓴이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인류 역사 이래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인터넷과 SNS가 없던 때에도, 하물며 신문도 없던 때에도 거짓은 진실보다도 더 진실인 양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글쓴이는 그 이유가 거짓의 다채로움에 있다고 말했다. 진실은 올곧게 하나인데 반해 거짓은 무한하다는 거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언제나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을 떠올리고, 그중 또 어떤 사람들은 그걸 악용한다. 사기꾼이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웃겼던 사기꾼 이야기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하는데 미국 역사는 관심이 없어서 그렇군 하고 말았으나 이제는 나에게 꽤 관심의 대상이 된) 벤자민 프랭클린의 일화였다. 심지어 그의 구라 일화가 한 가지가 아니고 스케일도 꽤나 컸기에 읽는 내내 뭐 이렇게 골때리는 사람이 다 있어?(함박웃음) 하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거창한 수식어에 비해 너무 치졸하고 얍삽한 거짓말로 상대를 바보로 만드는 게 어이가 없었다. 반면 포야이스 사건은 읽으면서 좀 괴롭기까지 했다. 전 재산을 털어 새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자 한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 진짜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땅을 보았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멕그레거가 친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기에 당했다는 걸 차차 알아가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포야이스에 이주하고자 한 사람들 대부분이 1년 이내에 죽었다는 사실은 나를 진짜 진짜 힘들게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기 행각과 거짓말 사건 등등이 있었는데, 글쓴이가 책 내내 위트 있게 말하고자 한 바는 그럼에도 너무 좌절하진 말자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거짓에 선동되는 건 당연하다. 더 자극적이고 더 재미있고 더 그럴싸하고 더 믿고 싶으니까.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그렇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실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진실을 알고자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더더욱 아니니 계속해서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절대 좌절 금지. 한때는 사람들이 거짓된 정보를 믿고 실어 나르는 것이 싫어서 진실을 알리는 언론인이 되고 싶던 때도 있었다. 어쩌다 보니 언론인도 아니고 엄청나게 정의롭지도 못한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은 편한 것도 같다. 정말 이렇게 마음 편해도 되는 건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한 기분이 들지만. 그렇지만 그때 이 책이 있어서 어린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또는 사명감을 갖고 언론인이 되어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처럼 재미있진 않았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