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7.17

2026.07.16 (Thu)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공주 아닌 모투누이의 모아나! 실사화가 결정되었을 때, <인어공주> 실사화 때만큼 열렬하게 기쁘진 않았어도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그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게 구현해낸 것을 보니 정말 문자 그대로 행복했다. 아름다운 폴리네시안 바다와 테 피티의 자연,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톡 튀어나온 듯한 사랑스러운 캐서린 라가이아까지. 드웨인 존슨은 말할 것도 없었고. 정말 좋았던 건 애니메이션 속 모아나가 ‘진짜’ 사람이 되면 캐서린 라가이아일 것만 같았다는 점이다. 모아나의 용감함과 단단함뿐만 아니라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있는 목소리까지 완벽했다.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은 인어공주 역을 맡았던 할리만큼이나 사랑스러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사랑했던 실사화 인어공주를 떠올리며 마음이 찌뿌둥하기도 했다. 캐서린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실사화를 하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배우 싱크로율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는데, 그건 원작의 모아나와 캐서린의 피부색이 같았기 때문임은 자명했다. 할리는 검은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애니메이션의 에리얼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웃음, 톡톡 튀는 성격을 가졌음에도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의 조롱과 욕에서 자유롭지 못하는데. 실사화 ‘논란’을 만드는 건 배우나 캐스팅 담당자, 디즈니가 아니라 우매하신 대중님들이다. 그 누구보다 인종차별적 시선을 가진 이들이 ‘논란’을 만들어낸다. 그래놓고는 자기들이 정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사랑한 척하는데, 예은이랑 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그들은 다 가짜다. 진짜들은 내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이 실사화되는 것 그 자체에 기쁨을 느낀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은 이제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봤자 그들이 나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자주 봤을 리 없기 때문이다. 꺼져 이 가짜들아! 모아나 실사 영화의 좋은 점을 쓰려고 했다가 또 돌대가리들에 대한 분노만 발사했네… 이제 진짜 좋았던 얘기만 해야지. 캐서린만큼이나 드웨인 존슨도 좋았다. 사실 이건 내가 좋고 말고 할 것도 없긴 한데 애초에 마우이가 드웨인 존슨이고 드웨인 존슨이 마우이였기 때문이다. 실사화를 거치며 “치-후!”가 조금 얌전해진 것 같은 느낌은 들었으나 마우이 테마곡 You’re Welcome은 재녹음을 하지 않은 건가? 싶을 정도로 애니메이션과 똑같아서 정말 정말 좋았다. 애니메이션의 How Far I’ll Go는 굉장히 힘이 넘치는 느낌이었다면 캐서린의 How Far I’ll Go는 비교적 잔잔했는데, 오히려 그게 실사 모아나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떠올랐는데 타마토아한테 갈 때 조개와 소라를 뒤집어쓰고 다 죽은 표정을 한 캐서린은 솔직히 애니메이션 모아나보다 더 귀여웠다. 캐서린은 애니메이션 모아나보다 뭐랄까, 진짜 ‘살아있는’ 느낌이 강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당연한 말이겠지만…. 영조 말로는 <어벤져스 : 엔드게임>보다 그래픽에 돈을 훨씬 많이 들였다는데, 영화를 다 본 뒤 느낌은 정말 그럴 만했다고 느꼈다. 맑은 태평양 바다와 아름답다는 말로도 부족한 자연, 밤하늘을 뒤덮은 뭇별까지 모든 게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았다. 헤이헤이와 푸아는 물론이고 모아나와 마우이가 만난 카카모라와 타마토아, 테 카와 테 피티까지 정말 세상에 존재한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았다. 특히 테 피티는 황홀할 정도였다! CG로 구현해낸 신을 보고 경이감을 느낄 수 있다니…. 마지막으로 할머니 얘기만 하고 이제 그만 써야지. 이번에는 할머니를 보며 10여 년 전만큼 울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안 울지는 않았고…. 언제나 모아나 편이던 할머니. 할머니는 할머니의 바람대로 가오리가 되어 모아나가 암초 너머로 나간 뒤에도 늘 곁에 있었다. 모아나가 가장 힘들 때면 곁에 있음을 알려주고 좋은 말도 해주고 있는 힘껏 안아준 할머니. 우리 할머니도 살아있었으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었을까? 나를 있는 힘껏 안아주고…. 우리 할머니도 지금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꿈에 나와주면 안 될까? 쓰고 보니 할 말 진짜 많았네. 쓰기 전에는 너무 좋았다, 재미있었다, 짱이다 끝. 이 꼴 날 줄 알았는데 의외다. 요즘 영화관에 보고 싶은 영화 많아서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