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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5.07

2026.05.06 (Wed)
브래드 버드 / 2007 / 1h 51m 디즈니+ - 초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 봤다. 영어 공부할 때 봤던 영화라 수십 번은 더 봤을 것이다. 어릴 때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초반에 레미가 치즈와 딸기를 먹는 장면이었다. 폭죽이 터지는 거 같다는 맛 표현은 어릴 적 내 침샘을 자극하고는 했다. 아직도 가장 먹어보고 싶은 만화 음식이다. 오랜만에 본 라따뚜이는 여전히 재밌었다. 하지만 조금 짜증나는 부분도 있었다. 콜레트 캐릭터 사용이 아쉬웠고, 특히 링귀니가 제일 답답했다. 개열받네ㅋㅋ 이러면서 봤다. 링귀니가 내일 이고가 오는 중요한 날이니 래미에게 잠시 나가라고 할 때는 '너 혼자서 뭐 어쩔 건데...'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지루한 부분 없고, 또 재밌다! 치즈와 딸기를 먹는 장면은 여전히 맛있어 보였고, 다른 음식 장면들도 마찬가지였다. 굉장히 리드미컬하다. 레미가 그토록 동경했던(차마 동경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파리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장면도 좋았다. 후반부에 주방에서 쥐들이 단체로 요리하는 장면은 단체로 춤을 추는 걸 보는 거 같았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이 정~말 좋다! 음악에 맞춰 요리를 하고, 파리를 보여주고, 낭만을 현실로 가져와 하나씩 만들어내는 레미의 모습은 어엿한 요리사이자 예술가였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장면은 역시 이고가 라따뚜이를 먹는 장면이었다. 어릴 때는 그런 느낌이군요... 하면서 봤는데(왜냐하면 나는 초딩이었으니까) 커서 보니까 다 아는 장면인데도 감동적이었다. 또 그때는 뒤이어 나오는 이고의 감상평에는 별로 집중 안 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 감상평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이고가 주문할 때, perspective(디즈니플러스에서는 '진실'이라고 번역되었는데 썩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를 가져다 달라고 한다. 그런 이고가 받은 음식은 고급스럽지도, 특별하지도, 심지어 사람이 요리하지도 않은 음식이었다. 하지만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요리를 만든 것은 새로운 perspective, 특정한 관점과 틀에 갇히지 않은 링귀니와 한 팀인 어느 작은 요리사였다. 아무나 요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레미는 천재였고 능력이 있었으니 가능했던 거 아닌가? 싶을 수 있지만 그런 레미를 파리의 어느 요리사의 길까지 이끌어준 건 레미의 재능뿐만이 아니라 구스토를 존경하는 마음과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구스토의 말이었다. 훔친 음식을 그냥 먹기만 했었으면, 자신과 상관없는 수프를 무시하고 도망갔었다면 일어날 수 없던 일이었다.(그렇다고 능력주의가 아니라는거냐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긴 한데요) 이고가 정말 맛있게 먹은 최고의 요리는 과거의 어느 순간을 회상하게 만드는 요리였다. 아주 어린 시절 작지만 정말 좋았던, 인사이드 아웃의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색 구슬 같은 기억은, 잊고 살더라도 떠올릴 기회가 생기면 나를 그때 그곳으로 데려다준다. 이고가 무릎에서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자신을 위해 엄마가 만들어준 라따뚜이를 떠올린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추억은 힘이 강하다. 그리고 이 영화도 나에게 라따뚜이같은 존재구나 싶었다. 영화를 보며 그때 외웠던 몇몇 문장을 지금도 중얼거릴 수 있었고, 좋아하는 장면들은 아직도 생생했다. 어릴 땐 치즈와 딸기가 먹고싶다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지금은 여름날 거실 바닥에 동생과 나란히 앉아 컴퓨터로 이 영화를 수없이 보던 기억을 떠올리며 봤다. 나에게 이 영화가 구스토 레스토랑이고 라따뚜이인데 어떻게 별 5개를 채우지 않을 수 있겠어...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넣고, 레미의 용기와 감미로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추억을 전부 담아낸 사랑스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