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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6.06

2025.06.05 (Thu)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중국과 중국인에 적개심을 가질까? 표현의 자유가 없는 집단에게는 공산당이라고 놀리고, 뭐만 하면 중국인이냐고 조롱하고…. 요 몇 년 사이에 중국인과 중국에 대한 혐오는 점점 짙어졌다. ‘짱개’라는 말이 아직도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라가 중국에게 넘어간다는 말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그 모든 것을 진심으로 여기는지 정말 우려가 되기도 했다. 중국은 예전부터 우리의 아주 가까운 이웃이었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우리가 중국을 침략한 역사는 (아마 아직까지의 기록으로는) 없지만 그래도 서로 이래저래 치고받고 그러다가도 잘 지내던 이웃사촌이었다. 근대화 이후 일본이 동아시아 공동의 적이 되면서 한국과 중국은 조금 더 가까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항일’이라는 이름 아래 뭉쳤던 것도 잠시, 한반도는 6·25 전쟁을, 중국 역시 여러 변혁기를 겪으며 두 나라는 정말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한국은 둘로 쪼개졌고 중국에는 반대로 공산당이라는 초-거대 집권당이 그 커다란 나라를 하나로 묶었다. 특히나 남한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점철된 역사를 써내려 가며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심리적 거리를 점점 벌려갔다. 같은 시기 중국은 공산당의 지휘 아래 민주주의 없이도 나라가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천안문 사태와 같이 민주화를 향한 시도가 있기는 했으나 이는 금방 묵살되었고 그 이후에도 중국은 오히려 세계 2위의 강대국이 되며 공산당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점점 두터워졌다. 그러니 서로 이해하지 못할 법도 했다. 서로 좇는 이상이 너무나도 달랐다. 지금 21세기는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가까운 나라가 아닌 시대이니만큼, 사실상 한국과 중국은 너무나 서로 멀고 먼 나라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아쉬운 것은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너무나 무지한 상태에서 쉽게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중국의 체제, 공산당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중국의 근대사와 공산당의 역사에 대해 알고 나니 현대 중국인들에게 공산당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물론 문혁이나 천안문 사건처럼 자국민들을 잔인하게 옥죈 사례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공산당이 그런 약간의 희생은 과거 공산당 ‘열사’들이 중국을 일으키기 위해 흘린 피보다는 가벼운 것으로 여기는 것처럼, 중국인들에게도 현재 중국의 영광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 또는 그럴 수밖에 없던 일로 여겨질 수 있겠다 싶었다. 공산당은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잔인하고 비인도적이지만, 사회주의 국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오히려 2025년 지금으로서는 꽤 괜찮은 지도자인 것이다. 한국인들이 중국인은 우리와 달리 여전히 미개하고, 더럽고, 무식하다는 등 아무리 멸시해도 한국인과 중국인은 너무나도 닮았다. 자국을 너무 사랑하고 자국민 중심주의가 강한 것이 우선 그렇다.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훔쳐가네 뭐네 하는 것도 그렇고, 국내외 외국인이나 외국 문화 등에 대한 배척도 심하다. 두 나라 모두 각 나라를 위해 숨진 ‘열사’들을 기리고(심지어 ‘열사’라고 부르는 것마저 같다) 이미 선진국이 된 과거의 제국들을 증오하고 한편으로는 선망한다. 맞다,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같다. 주민등록이나 CCTV나… 우리도 중국 사람들도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지 않는가? 이렇게나 닮았는데 우리는 서로를 굉장히 미워한다. K-POP 열풍이 시작되던 2018년쯤 중국에서는 한국 문화가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한령을 내린 바 있고, 적지 않은 수의 한국인은 뭐,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중국이 싫지 않다. 오히려 지금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관계, 따지자면 같이 ‘항일’하던 때처럼 가깝고 동등한 관계였으면 좋겠다. 물론 많은 한국인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지만… 알지도 못하고 떠드는 멍청이들의 생각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나아가 일본과도(물론 일본이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의 많은 국가가 인접한 다른 국가들과 동맹도 맺고 잘 지내는 것처럼 동북아시아에도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근데 쓰고 보니 진짜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언젠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