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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6.12 ・ 스포일러 포함

2025.06.12 (Thu)
영화가 두시간이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난 그 이유가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실제로 느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가 느린 전개에 어울리는 분위기이기에 우리가 느리다고 체감하지 않아서, 따라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러닝타임에 비해 들어가는 내용은 그렇게 많을 수 없기 때문에, 영화가 빨리 끝났다고 느낀 것 같다. 뭔가 여운이 남는 영화라는 평을 여러번 봤는데, 정말 그렇다. 고요한 영화를 많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물며 고요하진 않더라도 담백한 류에 속하는 작은 아씨들도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소동들이 존재했으니까.. 말하자면, 콜미바이유어네임은 그 여름의 정서가 정말 몰입과 여운의 모든 기능을 다했다. 엔딩도 완벽했다. 결혼하는 올리버라니. 하지만 영화 내내 나는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에서 뭔가 계속해서 엘리오가 을인 느낌이 들었다. 결국 차이는 결말까지도. 영화에서 올리버가 자신이 엘리오를 먼저 좋아했고 더 많이 좋아한다고 언급한 것에 비해서 말이다. 흠. 그리고 영화 시작을 연필로 쓴 것 같은 글씨체로 “Somewhere in northern Italy” 로 시작한 것은 정말 좋은 기분을 불러일으키는데.. 누군가의 일기장을, 그 사람의 한 여름을 훔쳐보는 기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올리버가 전화로 결혼 소식을 알리던 때에, 엘리오가 정말 옷끝 부여잡듯이 먹먹한 목소리로 올리버를 자기이름으로 부르고, 올리버가 그를 다시 그의 이름으로 불러주기를 기다리다 그가 대답하지않자 더 애절하게 이름을 반복해서 속삭이는 장면도 정말정말 좋았다. 어떤 블로거가 쓴 영화의 해석도 찾아볼 수 있었다. 몇몇부분은 나와 의견이 반대되는 이야기들을 했지만 이부분만큼은 정말 죽여주게 잘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용) [마지막 순간, 엘리오는 불 앞에 앉아 있다. 일렁이는 불, 터져 나오는 눈물. 그는 분명 이 순간을 생생히 감각하고 있는 것 같다.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아름다워 보인다면, 그건 이 장면이 우리의 어떤 순간을 회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뜨거워서 아프고도 생생했던 어떤 순간들 말이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 뒤편의 누군가가 엘리오의 이름을 부른다. 엘리오. 그 순간 우리는 그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아름다운 장면 앞으로 소환된다. 다시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주상전하
06.13
브런치 스토리였군 출처는 이곳입니다 https://brunch.co.kr/@comeandplay/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