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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6.25

2025.06.25 (Wed)
우리는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그 관계는 (전적으로) 지금 우리가 접하는 현상과 과거의 경험 간의 관계에 국한된다. 우리는 항상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존재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언제나 불만족스럽다. 과거의 나는 분명 뭘해도 좋았고, 반짝였다. 그때는 신기하고 매력적인 일들이 끊이질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마치 당시에 꿈을 꾸고 있었던 것 마냥 결론짓고 만다. 그렇게 은연 중에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다른 사람처럼 여긴다. 과거의 나는 분명 행복했던 나였고, 현재의 나는 그렇지 않은 나라며 과거와 현재 사이에 선을 그으려 한다. 그러나 시간이 그러하듯이, 삶 또한 연속적이다. 선을 긋는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나라는 일관된 존재로서 언뜻 보면 비슷해보이는 수많은 상황들을 마주하며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이게 좋아서’ 라기보다, ‘이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에 가깝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과거의 나‘로 또다시 분리하게끔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삶의 연속성이 분리의 성공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또 나를 분리하려고 시도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결정이 올바른 것인가? 그걸 알면 이런 문제를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결정을 하려면 적어도 과거에서 눈을 돌리지 않은 채 과거를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꿈 같은 걸 꾸고 있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가 꿈을 꾸기 위해 억지로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에서의 상영 제목: “자고 있어도, 깨어 있어도”)
지금까지의 시간이 긴 꿈이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엄청 행복한 꿈이었지. 내가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나는 전혀 변한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