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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7.31
2025.07.30 (Wed)
보통 난 평을 쓸 때 앞쪽에 한줄평을 쓰는데 이 책은 감히 한줄로 평을 내릴 수 없는 책같다. 정이담 작가님의 문장과 단어 선택은 ‘꽃’처럼 아름답고 날카롭고 섬세했다. 예술계에서 성소수자에 관련된 소재를 사용할 때 너무 자극적으로 사용되거나 그들에 대한 차별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도 적지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환생꽃에서는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유독 꽃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읽으면서 작가가 꽃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과연 그 꽃의 연약함으로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걸까? 완벽한 해답은 아니지만 그 해답에 관한 힌트를 작가의 말에서 얻을 수 있었다! “<환생꽃>의 초안은 ‘차이’가 세상의 편견으로 인해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후, 꽃 공포증에 시달리다 정말로 세상이 꽃의 폭풍으로 멸망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얼마나 꽃을 사랑하는지 고백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좋았던 문장들을 나누고 싶다! p.8 사인을 확정 짓고 싶지 않다. 영혼의 궤적을 증명하기에 이 세상의 언어들은 너무나 초라했다. P. 11 사람들은 꽃에 깔려 질식했다. 꽃들이 범행하는 세상엔 비명이 없었다. 죽음은 부드럽고 고요했다. 꽃은 사람들의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거대한 연약함들이 선사하는 향기로운 죽음- P. 59 차라리 꽃이 살인자라면 마음껏 미워할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꽃은 사랑의 모습을 하고 수억년이나 침묵했다. 진실은, 애써 위장할 필요가 없다. 존재하는 모든 찰나를 나름의 방식으로 피우고 그윽한 향으로 스러진다. P. 83 누가 누굴 용서하고, 속죄해야 하는지. 내가 본 너의 삶은 죄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도 널 쉽게 단죄하거나 용서할 권리는 없었다. P. 110 (작가의 말) 우리는 살면서 나와 다른 수많은 이의 존재 양식을 ‘판단’하려는 욕망에 부딪힙니다. 사람은 가치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딜레마에 부딪힐 때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방향이 어느 쪽인가 고민합니다. 그건 이미 존재하는 누군가를 배제하고 우리가 쉬이 ‘꽃’을 오독하듯 그들을 파편화하는 일로는 이룩할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