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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8.02

2025.07.22 (Tue)
사랑하는 선후가 출연한 이인극!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보다도 더 빠르게 느껴졌다. 친구가 연기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 나까지 긴장을 많이 했다. 아끼는 친구라 그런지 걱정도 기대도 많이 했는데 웬걸, 연기도 극도 모두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극이 가진 묘하고도 서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선후가 분한 지혜는 시종일관 깜찍하게도 굴었다. 반면 지혜의 언니는 표정부터 말투까지 무덤덤했다. 극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언니였는데, 그 분위기에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건 동생 지혜였다. 10여 년 전 말도 없이 언니와 아픈 아버지만 두고 떠났다가 홀연히 나타난 지혜가 아니었다면, 언니가 빚어내는 술 ‘고요한 발효’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이후 지혜가 벌이는 앙큼하고도 골때리는 행위는 자매 간 갈등을 불 붙이고 식히는 데 큰 공을 세운다. 언니가 지혜에게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밝히는 마지막 장면에서 둘은 서로 뒤바뀐다. 완전히 정반대가 된다. 극 내내 항아리 옆에 있던 언니와 쇼파에 있던 지혜는 각자가 점유하던 공간에서 , 각자의 역할에서, 자매 간 위치에서, 서로 뒤바뀐다.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고 극이 끝난다. 깔끔한 결말이지만 뒷맛은 술만큼이나 씁다. 선후가 이만저만 고생한 게 아님을 알기에 그 결과물이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괜한 걱정도 했다. 걱정이 무색하게 극도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목요일 금요일 남은 공연을 다시 보러 가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연극 <고요한 발효>는 우리 친구들이 공연이 다 끝난 선후에게 박수를 보내고 그애의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는 데 진짜로 가장 큰 가치가 있었다.
언니!
극중 지혜가, 시종일관 자신의 언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