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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8.26 ・ 스포일러 포함

2025.08.25 (Mon)
엄마가 지옥불에 떨어졌다는데 나 같아도 구하러감. 불교적 색채가 강한 중국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한 극 대본! 쪽수는 많았지만 글자 자체는 많지 않아서 후루룩 다 읽었다. 부나복(목련)의 아버지 부상은 선행을 실천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었다.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스스로도 부처님을 귀하게 모셨다. 스님과 도사, 비구니들에게 기꺼이 지낼 곳과 먹을 것을 주고 재식(채식)을 통해 살생을 하지 않아 죽은 뒤 신선이 되었다. 반면 그의 부인 유씨는 남편이 유언으로 남긴 말들(부처를 잘 모실 것, 재식을 할 것)을 지키지 않아 죽은 뒤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다. (상)권에서는 이런 부상의 죽음과 그 이후 유씨의 행동들, 그리고 나복의 효심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읽으면서 약간 두려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비록 오늘은 풀떼기에 과일을 먹었다고 해도 나나 우리 가족도 모두 고기와 술을 즐기는 사람들인데…. 이 책에서는 나복이 덕이 많고 효심이 깊어 서천으로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데 성공하겠지만 나는 덕은 별로 안 쌓았는데 어떡하지 엄마랑 아빠가 지옥에 떨어지면…. 그러면 우리 넷이 지옥에서 집 짓고 잘 살아야지 뭐…. 그런데 나복이 아버지가 돌아가심에 슬퍼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심에 슬퍼하는 것을 보면서 나까지 슬퍼졌다. 엄마랑 아빠랑 나 죽을 때까지 안 죽으면 안 되나? 내가 먼저 죽는 불효 막시무스 한 짓을 하면 안 되나? 진짜 매번 이런 생각만 해서 엄마 아빠한테 미안하기는 한데 사랑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주시길…. 불교에 언제나 호감이 있었기에 책이 제시하는 세계관과 엄청 충돌하진 않았다. 오히려 예상보다 몰입을 잘해서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처음엔 물론 조금 더뎠으나 읽으면서 점점 몰입하고 그러면서 속도가 붙었다. 얼른 (하)권도 읽어야지. 요즘 또 다른 건 다 재미없고 책 읽는 것만이 제일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