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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9.14

2025.09.13 (Sat)
어린이들에게 이 영화가 무슨 의미인 것 같냐고 물으면 진짜 나를 찾는 이야기라 한댔다. 그래서 케이팝 고인물 경력을 떨치고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던 루미의 마음과 고민에 집중하며 영화를 봤다. 그러고 보니 정말,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가 맞았다. 루미뿐만 아니라 미라, 조이, 그리고 진우까지도. 헌터이지만 절반은 악령인 루미가 가장 고민한 것은 자신의 존재가 ‘받아들여질까’ 하는 것이었다. 미라와 조이에게 그 사실을 알렸을 때 돌아올 반응이 부정적이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러나 미라와 조이가 루미에게 상처받은 건 그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었다. 가족이자 친구라고 했으면서 그렇게 중요한 것을 숨겨왔다니. 본능적으로 무기를 빼 들었지만 루미가 뛰쳐나간 뒤 둘의 마주치는 눈빛 속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건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받은 눈이었다. 나는 알 수 있었다. 네가 숨긴 그 사실에 실망한 게 아니야, 네가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것, 그것 때문에 속상한 거야.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를 사랑했고 사랑하듯이 루미도 사랑할 수 있었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많이 무서웠지. 우리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진작에 나누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루미의 마음은 언제나 상처가 아물지 못했다. 그 상처를 이용하고 또 이해한 건 진우였다. 하지만 루미는 늘 진심으로 진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진우가 오랫동안 귀마로부터 입은 상처 때문에 계속 흔들려서 그랬지…. 그렇지만 마지막에는 자기 몸을 던져 루미를 구했다. 루미가 귀마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에는 진우도 있었다. 헌트릭스의 수많은 팬들처럼, 미라와 조이처럼, 진우도 루미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루미의 편에 서서 진우를 미워하고 또 안쓰러워했다. 루미와 함께 귀마를 쓰러뜨리고 가족들과 다시 만났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헌트릭스 세 사람 중에 내 취향은 누가 봐도 조이가 맞는데 웬일로 자꾸 미라에게 눈이 갔다. 시큰둥하고 무덤덤한 표정인 미라는 쉬는 날이면 숙소에서 귀여운 수면 원피스를 입고 양갈래로 묶은 머리엔 리본까지 달았다. 나는 그런 미라가 좋았다. 용감한 루미도 사랑스러운 조이도 좋았지만 미라의 불퉁한 얼굴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려 하면 그때부터는 막 웃음이 났다. 사자보이즈에서는 압도적으로 진우가 내 스타일이었음… 그렇지만 나는 헌트릭스 팬이라 그가 얄미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아~ 여기서 경력 또 나오죠. 이미 사람들이 말 많이 얹은 케이팝 씬 고증에 대해 나도 뒤늦게 한마디 얹자면 와, 진짜 좋은 점만 콕콕 집어서 잘 가져왔다, 라고 하고싶다. 응원봉이나 플랜카드, 세트장은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과 시상식 같은 것들의 구현이 진짜 실재하는 것과 똑같았다. 팬들을 알아보고 먼저 다가가는 헌트릭스, 받은 꽃다발을 버리는 사자보이즈(저승사자라 아이돌 활동에 진심이 아니어서 그랬겠지만) 이런 디테일도. 그렇지만 제일 웃겼던 건 루미와 진우의 망붕 팬이었다. 일시정지를 누르고 멈춘 다음에 한참을 웃어야 했다. 사실 지금도 웃고 있다. 소름 돋아!! 음악도 정말 다 좋았고 영화 효과도, 스토리와 캐릭터 개개인 서사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간만에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뒤에서 두 번째로 본 게 아쉬울 정도로. 제일 늦게 보는 사람은 졔둥이실게요. 만약 2가 나온다면 제일 먼저 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