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에서 친구를 팔로우하고 소식을 받아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해보세요
전체 공개 ・ 09.22 ・ 스포일러 포함

2025.09.22 (Mon)
아니 수요일까지 반납이라 약간 마음이 급하긴 했는데… 읽을수록 더 재미있어서 어빙이 에스키모 여자와 괴물을 목격한 이후로는 진짜 정신도 못 차리고 후루룩 읽었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12시 넘은 지금까지 그냥 완독해버렸다. 한참 전에 읽을 책 목록에 올려놓은 책인데 이제야 읽다니. 물론 평교에 없었어서 그랬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크로지어는 모르겠지만, 존 프랭클린은 실존 인물이었던 것 같다. 책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기묘하게 섞어 놓았다. 크로지어가 천리안으로 본 것 중에는 실제 미국에서 심령 현상의 목격자로 유명했던 폭스 자매도 있었다. 마지막에 해리 페글러와 그의 스승이자 전 애인인 브리젠스는 추후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나올 것에 대한 소문을 언급한다. 글쓴이는 존 프랭클린이 괴물에게 죽임을 당한 이후, 그의 아내 제인이 돌아오지 않는 이리버스 호와 테러 호를 찾을 것을 촉구하는 게 실제로 일어났던 일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쯤, 크로지어를 분노하게 하고 또 괴물에게 큰 만찬을 제공한 카니발은 두 배가 북극으로 떠나기 전 발표된 에드거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극>을 모티프로 삼았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또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인지는 잘 모른다. 북극 탐험의 역사에 대한 나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글쓴이가 정말 교묘하게(p) 글을 잘 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포의 단편이나 <종의 기원> 이야기는 저작의 이름이 나오기도 전에 알아챌 수 있어서 즐거웠다. 몰랐다면 이렇게까지 재밌게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2권도 1권 정도로 두꺼운 것 같던데, 금방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괴물과 에스키모의 정체는 무엇인지, 이리버스와 테러 호, 크로지어 함장과 다른 승조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내일 출근만 아니었어도 2권을 시작하고 잘 텐데! 자야 해서 다음 권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