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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2025.09.25 ・ 스포일러 포함

2025.09.19 (Fri)
이 소설의 주인공은 수브다니 같긴 하나, 그 주변의 세상이 나에겐 인상적이었다. 그 주변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삶'에 꿋꿋이 다가가는 존재들이 있다. 설령 그 모습이 보편적인 존재들과는 아주 다른, 어쩌면 이상해보이는 형상일지라도. 그들은 소극적인 듯 보이면서도 그 꿈을 놓지 않는다. 그들이 머무는 공간은 소외되어 보이지만 어쩐지 다채로운 그림이 그려진다. 녹슬고 싶다는 수브다니의 바람을 계속 곱씹다가, 출처는 모르지만 어디선가 들은 말이 생각났다. 사랑은 비효율이다. 솜솜 피부숍의 사장은 소설 말미의 수브다니를 보고 벌써 다 녹슬어 버렸다며 진저리를 쳤다. 금속의 몸으로 물에 잠겨있는 것은 분명히 비효율적이다. 금새 녹슬어버릴 게 뻔하니까. 하지만 그것이 수브다니의 바람이었다면? 녹슬어버리는 게 아닌 기어코 녹슬고야 마는 것이었다면. 꼭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도 어떤 이상, 종착지를 바라는 마음이 수브다니를 비효율적으로, 낡은 모습으로, 약간은 삐걱이는 모습으로 향하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간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어떤 사람들은 지금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를 꿈꿔요. 그런 욕망 중 쉽게 승인되는 것들은 거대한 시장을 이루죠. 하지만 승인받지 못한 욕망들도 결국은 어디론가 흘러들어 조그만 웅덩이를 만들어요. 그런 갈망은 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싫지 않았거든요.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자기 온몸을 바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