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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2025.10.06

2025.10.05 (Sun)
오늘 이 시간에, 나 혼자 집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볼 수 있었던 게 얼마나 감사한가. 내 인생에서 가장 유효한 순간에 이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영화 마지막 즈음에는 울면서 웃었고 웃다가 울었다.. 내가 그 순간에 하지 못했던 수많은 선택들, 이랬다면 어땠을까 그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몇 번이고 고쳐 후회하던 것들..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걷고 있을텐데 지금 이렇게 있지는 않을텐데 하면서 스스로를 죽이고 살리고 어떻게 잘해보자고 다 지친 내 몸뚱아리와 정신을 깨워서 다시 또 다시 계속 도전해보던 일들. 그 모든 게 부질없지 않다고 지금 내가 숨 쉬고 보고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올 앳 원스라고 말해주는 영화였다. 수많은 다중우주 속에서 어떤 평행세계의 나를 찾든 모든 나는 내가 하지 못했던 선택 내가 걷지 못한 길 내가 해보지 못한 모든 일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겠지. 심지어는 결혼을 하지 않아서 스타가 된 양자경조차 그때 그 남자와 함께 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할 때 난 정말로 모든 게 부질없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했다. 어느 삶이 더 영예롭고 아름답고 멋지고 그런 걸 떠나서 모든 삶이 다 각자의 가치가 있다는 걸.. 나조차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저 아름다운 삶이 훨씬 낫지 않나 생각했지만 세금 영수증에 시달리는 삶의 세계조차 각자의 의미로 아름답고 고난과 시련이 콕콕 박힌 날카로운 일생에도 그 자체의 가치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정말 무한히도 많은 다중우주 속에서 모든 내가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을 하며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난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삶을 한꺼번에 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진짜 정신병이 극에 치닫았을 때, 헤드셋 끼고 음악 듣고 집으로 혼자 돌아오는 길 어떻게든 좋은 생각을 해보려고 고뇌 비슷한 걸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대학에 한 번에 갔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난 지금 이런 고통을 겪지않아도 될 텐데. 가 고뇌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이어나가다가, 어떤 초월적인 긍정에 이르렀다. 한 번에 대학에 붙었을 때의 기쁨 그 환희 고통 없는 대가 그 모든 걸 차치하고서라도 내 지난 1년과 올해 반년간의 나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작년이든 올해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살고 있었고 그 중 1초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이대에서 만난 사람들과, 서울에 혼자 떨어져 내 삶의 24시간을 나 혼자 통제하는 것의 기쁨과 동시에 찾아왔던 고립감, 그 속에서 쟁취했던 나의 성장. 학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고통스럽지만 영혼이 충만해지던 시간. 난 노력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수 있구나 나에게 노력이란 건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깨닫던 일. 그렇게 새로운 대학에 또다시 발을 내디디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부딪혀보던 시간들. 통학하는 게 너무 힘들면서도 지하철 타는 내내 책을 꺼내며 혹은 시험기간에 태블릿을 꺼내며 나 혼자만의 시간이 더이상 두렵지 않을 수 있었던 자립의 시간. 난 점점 나 혼자로도 괜찮은 사람이 됐다. 그래서 이 시간들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설령 내가 정말 원했던 그런 일이 찾아와준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없이는 지금의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비할 바 없이 소중한 내 노력이었다. 그런 결론에 도달했던 내가 에에올에서 다시 이 명제를 확인한 것이다. 하루를 의미없이 보내게 되어버리는 게 두려워서 틀어본 영화지만, 처음엔 밥먹다가 보면서 체할 뻔하기도 했지만, 그냥 이 순간에 나에게 찾아와준 게 너무 감사한 영화. 인생 영화가 바뀔 것 같다. 얄팍한 고통이나 시련으로 흔들리지 않는 행복을 선물받은 기분이다.

서남
2025.10.13
쥰띠 최고잔나… 이 영화를 안 볼 수가 없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