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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10.19

2025.10.18 (Sat)
친구끼리 이런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진짜 다른 세상 사람들 같다... 좋은 문장이 너무 많아 예술하는 사람들 특유의 딥함이 좋다. 가끔은 작가들의 작품보다도 대화가 나를 비일상으로 더 잘 데려다놓는 것 같기도 하고 “무대까지 올라가 버리는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거겠지. 너도 나도 긴장하고 두렵다면서도 기어코 무대 위로 올라가는구나.“ / ”나도 비슷하게 느껴. 결핍은 슬픔을 더 뾰족하게 만들지. 그걸 들고 우리가 무대에 서고.“ 좋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 부분도 되게 좋았다. 어떤 일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할 수밖에 없어서 하게 된다. 억지로 고통을 견디며 살아낼 때도 그런 감각을 느끼지만, 고통까지 안고 갈 만큼 마음 깊이 사랑하는 일을 생각할 때 그 감각은 훨씬 선명해진다.
근데 슬픔을 팔아서 받은 것들로 행복해도 된다. 가장 중요한 걸 내어 준 거잖아.
26p
아직도 제일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면, 생각한다. 나는 이 생태계의 일부다. 내가 이런 식으로 뒹구는 동안 너는 파도치는 갑판 위에서 휘청이며 중심을 잡고 있었던 거구나. 내가 그랬다는 건 부끄러운데 왜 네가 그랬다는 건 좀 자랑스러울까. 내가 갈아 왔던 작고 무딘 칼은 이토록 초라한데 왜 네가 지켜왔던 한 줌의 불은 괜히 귀하게 느껴질까.
57p
누구에게도 아첨하지 않으면서, 마음에 없는 말은 건네지 않으면서, 오래 만들고 싶다. 공연 중 네가 우리에게 했던 말을 너에게 돌려주며 이 편지를 맺는다. 「저는 종교는 없지만 만약 신이 있다면 제게 사랑 대신에 아픔을 주셔서 그걸 제가 노래하게끔 만들고 그걸 통해서 사랑을 얻으라고 아픔을 주신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사랑과 아픔을 잔뜩 담아, 훤.
75-7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