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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10.20

2025.10.19 (Sun)
제목의 ‘구겨진 편지‘처럼 눈물과 사랑으로 가득한 시집. 그래서 한정된 주제가 계속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와닿는 문장이 많은 시집이라 좋았다. 특히 <Meer>는 한 줄 한 줄과 전체적인 흐름이 너무 좋았고, <이, 별의 사각지대로부터>와 <사랑은 삶이어서>는 굉장히 안리타 작가님다운 시 같다. 아마 나도 이별을 겪고 나면 훨씬 더 아끼는 시집이 될 것이다.
꿈에서 깨. 알았어? 동화는 없어. 동화는 없다고. 응, 나도 알아. 동화는 없기 때문에 꿈꾸는 거라고. 그게 살기 위한 방식이라고 알기나 해?
87p, <기도> 中
단지 당신에게 반응하는 현을 지닌 까닭에 이토록 아슬아슬한 몇 개의 유약한 파열선만으로 당신을 부른다. 얼마나 위태로운 노래인가. 이런 노래를 수 만 번 불러 삶을 소진한다 한들 나는 당신의 마음의 떨기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인데.
89p, <너는 이제 여기 없고, 다만 나의 노래가 되어서>
이토록 당신을 그리려는 노력은 대단히 모순된 까닭에 나는 여기서 손의 탕진만을 고대합니다. 슬픔을 슬퍼하는 우리의 만행은 극대화되고 차라리 서로를 오독하는 것이 나았습니다. 누군가 이것을 곡해한다 해도 무엇을 사실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오래된 고백들을 눈물 한 됫박 쏟아내고도 당신이 거짓이라 하면 할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107p, <손의 계획>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