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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11.01

2025.10.31 (Fri)
내가 지금 무슨 책을 읽은 걸까?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를 볼 때처럼 무감하고도 일렁이는 마음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정말 좋아했던 책(요즘은 안 읽은 지 너무 오래 돼서 좋아하는 게 맞는지 모르는 책) <멋진 신세계>를 처음 읽던 그 어린 날 같기도 했다. 무슨 소리야? 사실 그때의 나는 좀 똑똑했기에 큰 충격을 받고 그 책을 떠받들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지적 욕망이니 세상을 바꿀 용기니 이런 건 없고 그저 책만 줄줄 읽는 사람이 되어 이 책을 읽고도 그렇구나, 하고 마는 어른이다. 가여워라! <멋진 신세계>를 읽고 감동적인 글을 써대던 16살의 나는 30살의 내가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한 어른이 될 줄 알았는지. 전혀 몰랐을 것에 내 모든 걸 건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이스-나인과 보코논, 보코논교와 샌로렌조 섬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해낼 줄 알았을 텐데. 지금 나는 아이스-나인을 입에 대고 얼어붙는다면 마지막으로 느낄 맛의 감각은 어떨 지나 궁금해하는, 별로 궁금한 것도 없고 기대도 없는 어른. 그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게 있다면 여전히 책을 좋아한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