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11.19 ・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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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8 (Tue)

술술 읽히기는 했으나 별 긴장감이 없이 진행되었던 추리 소설. 마지막에 밝혀진 살인사건의 범인들은 약간 황당하기까지 했다. 갑자기 드러난 가족의 비밀 그리고 뜬금없는 여성연대까지. 율리아는 내가 기대하던 탐정은 아니었다. 사건에 집중하려다가도 갑자기 자신의 인생에 매몰되곤 한다. 비행기 사고로 온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전남편 시드니와의 이혼 후에도 계속해서 관계 회복을 꿈꾸는 율리아 자신만의 삶. 이런 트라우마와 애정에 대한 갈망은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다. 그리고 독자인 나까지 괴롭혔다. 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이유와 범인에 집중하고 싶은데 글쓴이(들)는 자꾸 율리아의 삶을 조명하며 여길 좀 보라고 내 고개를 잡아 돌린다.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탐정은 제법 냉철하고 완벽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라는 데는 의의가 있었다. 트라우마로 얻게 된 얼굴의 흉터 그리고 지팡이까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신체 접촉에 대한 과민 반응은... 뭐 다음 시리즈까지 이어 본다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도 같은데, 탐정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를 굳이 또 찾아 읽진 않을 것 같다. 여기에 전남편에 대한 구질구질한 마음까지! 주인공에게 어느 정도 독특한 점이 있으면 흥미롭지만 너무 지나치면 지친다. 실제 인물도 아닌데, 추리 소설의 주인공 탐정인데 완벽할 것을 기대하면 안 될까? 종종 이렇게 진부한 게 좋을 때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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