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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2025.11.26 ・ 스포일러 포함

2025.11.21 (Fri)
허우샤오시엔 / 1989 / 2h 37m 씨네큐브(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 비정성시를 보았다. 판권이 꼬여있어서 국내 상영자체가 드문 일이고 정식상영도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2연석 구했죠? 거의 맨 뒤 구석 밤티 자리였지만 막상 가보니 괜찮았다. 씨네큐브 짱! 세계사 상식 부족으로 대만의 2.28 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 국가 권력이 행한 학살 사건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감상했다. 허우샤오시엔 영화 본 거 0개 + 매진 + 트위터 호들갑때문에 사실 기대치 잔뜩 높아져있었음ㅋㅋㅋㅋ 그리고 기대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영화가 정말 좋았다. 비정성시는 정말 ’영화‘였다. 어 이게 CINEMA야ㅋㅋ. 처음엔 사건에 대해서도 하나도 모르다보니 음 짐오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하지만 곧 재밌어졌죠? 역사적 사건을 다루지만 그걸 하나하나 다 보여주지도, 영상에 학살 등의 모습 전체를 다 담지도 않는다. 대신 그때 사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밥 먹는 장면 도박하는 장면 등은 사실 길게 안 보여줘도 영화 이해하는데 아무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런 장면을 풀샷으로 잡아 길게 보여준다. 그건 관객이 그때의 분위기를 경험하게 만든다. 비정성시는 ‘슬픈 도시’라는 뜻인데 관객이 그 슬픈 도시 자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또 고문당하는 등의 장면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소리를 들려주고 이전과 이후의 상황을 들려줘서 추측하게 한다. 그 추측이 정말 영화적이다... 귀가 안 들리는 양조위가 감옥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샷에서 총소리를 들려준다거나... 피떡이 된 양조위를 보여주진 않지만 풀려난 양조위가 방에서 혼자 괴로워하는 모습이라던가... 영화는 극영화임에도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어느정도 수행하는 거 같았다. 역사적 사건을 다룰 거다? 이 영화를 봐라. 보통 이런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는 감독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냐의 시선과 별개로 작품이 신파적이거나, 과장되거나, 오히려 피해자들을 대상화하고 불행 포르노처럼 연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정성시는 그런 방향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보여준다. ‘영화’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에 충실한다. 찾아보니 대만에서는 거의 언급금지 사건이었고 감독도 외성인인데 언급 가능한 분위기가 되자자마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진짜 대단하다. 그럼 그런 시선과 태도만 좋은가? 그것도 아니다. 연출도 좋다ㅋㅋ 아 이럴거면 정식 개봉 해달라고 또 보게~!~!! 주인공인 양조위는 귀머거리이다. 8살 이후로 말을 못하고 듣지 못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운드가 정말 중요하게 작동한다. 음악 영화나 존 오브 인터레스트처럼 사운드 연출이 특이하다 이런 건 아니고. 앞에서 말한 사건을 다루는 태도가 사운드에도 들어가있다. 보여주는만큼 들려준다. 그리고 감옥의 총소리처럼 양조위가 듣지 못하는 소리도 들려주며 더욱 그 당시 상황을 강조한다. 영화 안에서 양조위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보니 양조위의 거의 모든 대화는 필담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내용을 관객에게 무성영화마냥 검은 화면에 흰 글씨로 보여준다. 아 근데 이 타이밍과 편집이 하 진짜 좋음!!!! 필담을 할 때 바로 글의 내용을 보여주는게 아니다보니 관객은 필담을 하는 배우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다음 무슨 말을 할 지 필담 상대와 함께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그 상대보다 이르게, 혹은 느리게 그 내용을 알게 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안 알려주는 내용도 있었던 거 같다. 어느 타이밍에 어떤 내용을 관객에게 어떻게 보여줘야할지를 정말... 정말 잘한다. 2025년 제작이었으면 노잼이고 늘어진다고 필담장면이랑 자막이랑 같이 나왔을듯. 우우. 아내가 쓰는 편지나 일기는 필담과 다르게 나레이션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대비되는 점도 좋지만 난 양조위에게 전달되지 못할 내용이 나레이션으로 나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일들은 분명히 기록되고있다. 양조위는 나레이션을 듣지 못한다. 귀가 안 들리니까. 양조위와 나누는 필담이 아니니까. 그 나레이션, 양조위는 듣지 못하는 사운드는 관객에게 전달되는 그 사건 그 기간의 간접적 경험이고 역사적 기록이다. 마치 감옥의 총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 (이랬는데 틀렸다면? 사실 중간에 양조위와 대화에서 나레이션이 쓰였다면? 머쓱해하겠습니다. 확인해보게 개봉 좀) 양조위가 잡혀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이 가족사진을 남기기였다는 점이, 있었던 일들이 아내의 편지로 기록되고있다는 점이, 그리고 이 모든 기록이 엮여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에게 전달되고있다는 점이 그래서 이 영화가 영화로써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좋으네요... 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진사 양조위 진짜 개잘생김ㅋㅋ 저는 양조위가 잘생겼다고? 맞긴 한데 흠 그정돈가?라고 생각했는데요? 왕가위 영화의 완깐 양조위와 안 맞았던거 같네요. 사진사 청년미 반깐 혁명가 양조위? 이건 아니지예!!!!! 진짜 너무 잘생겼음 앙 대만어 표준중국어 광둥어 일본어 등 6개 국어로 촬영되었다는데 일본어 제외하고는 구별이 불가능했다.(애초에 뭔 차이인지도 모름;;) 구별이 가능했다면 더 재밌었을듯? 아쉽다. 아쉽다고 뭐 할 수 있는게 없긴 해~ 여튼 좋은 영화를 이렇게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