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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12.02 ・ 스포일러 포함

2025.11.30 (Sun)
내가 이걸 보려고 20대를 살아냈구나…. 10년을 기다린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다. 주디 홉스와 니콜라스 와일드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상대임을 닉도 알고 주디도 알고 우리 관객들도 알게 해준 2편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사랑이 뭘까? 고개를 들어 닉주디를 보게 하라…. 1편에서는 사랑일 듯 우정일 듯 긴가민가한 닉과 주디의 관계가 차곡차곡 쌓여갔다면 이번 2편에서는 둘의 관계가 단순 우정은 아님을 보여주는 데 큰 의의가 있었다. 허니문 산장으로 올라가는 길부터 본격적으로 둘의 관계가 우정 이상임이 드러나는데, 주디가 선물로 준 볼펜을 실수로 떨어뜨려 박살이 나자 둘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 주디는 속상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 암벽을 타고 올라가기만 했고 닉도 그랬다. 그런데 그런 닉의 침묵이 단순히 미안함에서 오는 게 아닌 게 보여서 나는 너무 심란했다…. 그런데 산장에서 서로 마음 터놓고 이야기도 못 하고 헤어지게 되어서 정말 머리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개상 엔딩에서는 둘 다 살아서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파트너라고 얘기하겠지! 그렇지만 둘은 그걸 몰랐을 거고 주디는 닉이 잡혀갔을 줄만 알았을 거고 닉은 주디의 생사도 모르고 걱정했을 거고… 정신병이 온다는 너무 수동적이다. 내가 정신병에게로 간다(당사자성 발언). 그렇게 아무 말도 못 하고 산장에서 헤어진 이후 한참이 지나서야 둘은 솔직한 마음을 말할 수 있었다. 닉이 해독펜을 던져 주디를 살리고 주디가 떨어지는 닉의 손을 잡아서 살린 이후에. 서로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모든 일이 다 끝나고 닉도 주디도 횡설수설하면서 그제야 진짜 자기 마음을, 네가 내겐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고백하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 나냐고…. 닉주디 관계성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면 엉 하고 울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상영관에서 나만 울었다고 하지? 진짜 아 도저히 안 되겠다 둘이 빨리 결혼해라 애초에 둘이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은 이유가 너무 다른 둘이 서로를 너무 아끼고 사랑해서라는 게… 벅차기도 하고 이해가 가기도 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해내고야 마는 정의로운 주디와 되도록 쉽게 살고 싶은 닉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1편 볼 때는 주디의 시선으로 닉을 봤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자꾸만 닉의 시선에서 주디를 보게 되었다. 어른이 된 걸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주디보다는 닉에 가까워지는 내가 아쉬웠다. 그렇지만 닉이 주디를 보는 것처럼 나도 조금 어렸던 나를 되돌아볼 순 있었다. 다만 닉은 주디가 행여나 다칠까 걱정했고 나는 20대 초반의 나를 보며 좀 안타까운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게리의 가족은 뱀이라는 이유로 당연하다는 듯이 누명을 썼고 너무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나아가서는 모든 파충류가 포유류를 비롯한 동물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게 되었다. 동물들의 유토피아를 자처하는 주토피아가 “모든” 동물을 위한 곳은 아니었다는 게 인간들이 살아가는 사회랑 다를 바가 없어서 화가 났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와 자유를 준다고 믿는 현대의 체제가 정말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고 있나? 이제는 아닌 척하지도 않고 경쟁을 부추기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배척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지 않나? 그리고 그들이 누구인지도. 마침내 기후 장벽을 만든 것이 게리의 할머니임이 밝혀지고, 원래 그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왔을 때 뱀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 긴 세월을 버티고 견뎌 왔음에도 모두 주디를 안아주고 싶어 해서 또 한 번 울컥했던 것 같다. 링슬리 가족을 보면서는 괜히 팔레스타인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링슬리 가족처럼 귀여운 고양잇과(찾아보니 캐나다? 스라소니란다)도 아니면서 왜 난리지… 너네 뭐 되냐고. 링슬리 가족 중 유일한 순딩이 포버트를 보면서는 참 마음이 안 좋았다. 게리를 배신한 것도 이해가 가고… 게리도 왠지 이해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의 인정과 사랑은 누구든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거니까. 그냥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그래도 안 죽고 차라리 감옥에 가서 다행이었다. 마지막에 아버지한테 파트너십에 관한 책 보여주는데 짠하고 귀엽고. 살모사 게리가 눈밭의 추위에 다 죽어가면서도 주디에게 우리는 성공할 거라고 계속 그럴 때… 처음에는 무슨 소리야! 지금 너 다 죽어가잖아ㅠㅠ 싶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냥 그런 믿음 자체가 너무 눈물이 났다. 얼마나 복잡한 마음이었을까…. 내가 게리에게 Permission to hug 받아서 꼬오오오옥 안아주고 싶다…. 주토피아 최고의 디바 가젤 언니 사랑해요 3편 무조건 나올 것이고 이스터에그처럼 숨겨둔 쪽지에서 확인할 수 있던 것처럼 그리고 쿠키에서 깃털이 떨어진 것에서 알 수 있었던 것처럼 새들이 나올 텐데 과연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가 된다. 동물들로 우리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작품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