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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2.09

2026.02.08 (Sun)
아주 어릴 때 집에 있던 작고 두꺼운 톨스토이 단편선 두 권. 그때 어린 마음으로도 읽으며 감명받은 것 그 이상으로 오늘은 내 마음이 사랑으로 넘쳐 흐르는 것만 같았다. 톨스토이는 하느님은 믿지 않아도 사랑은 믿는 나를 위해 태어나준 것만 같은 작가이다. 지금껏 읽은 <안나 카레니나>. <죄와 벌>, <부활> 등 모든 톨스토이의 저작이 모두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다루는 것이니 내가 어떻게 그와 그의 글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러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만큼 나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은 없었다. 미하일이 6년 간 지상에서 얻은 세 가지 깨달음을 세묜 부부에게 말해주는 장면을 읽으며 나 역시 마음에 빛을 품은 것처럼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찼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마지막 쪽을 읽어낸 뒤 나도 미하일처럼, 하지만 미하일과는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 수 없으니 다만 모든 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 이건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가 사랑이기 때문이라고.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에서 마르틴이 신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한 가여운 이들을 도운 것만 봐도 그렇다. 신이 마르틴에게 그 모든 사람이 자신이었음을 알려주는 것도, 사랑을 실천하고 그 사랑을 받는 이는 신이 아니라 사람임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바보 이반>과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욕심을 경계할 것을 권하는 이야기였고, <세 죽음>은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게 온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였다. 내가 사랑하는 두 이야기 못지 않게 이 세 개의 단편도 정말 소중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릴 적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고 난 뒤 종종 마음에 떠오르고 답할 수는 없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제는 아주 명확하게 알 것 같다.